자동차 회사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있다. ‘신뢰경영’과 같은 ‘사훈’ 외에 자동차 회사로서 지향하는 이상향을 나타낸 ‘브랜드 슬로건’이 바로 그것이다.
자동차 회사의 슬로건은 단순한 문장의 의미를 넘어 자동차를 기반으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겠다는 각 회사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車 본고장’ 독일 브랜드, 강한 자존심 내포 = 독일 브랜드들의 슬로건은 유독 ‘최고’와 ‘기술’을 나타내는 말이 많이 등장한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의 좋은 차를 만들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의지와 포부가 투영된 셈이다.
폭스바겐의 슬로건 ‘The Original German’과 ‘Das Auto’는 매우 간단하다. 독일어로 이것은 차’라는 의미를 지닌 ‘Das Auto’는 ‘폭스바겐이 만든 자동차가 진짜 자동차’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것이 진짜 독일차다’라는 뜻을 지닌 ‘The Original German’ 역시 독일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도 폭스바겐이 가장 독일스럽다는 자부심을 나타내기 위한 슬로건으로 풀이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더 직설적인 슬로건으로 풀이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슬로건은 ‘Das Beste, oder nicht’이다. 이를 해석하면 ‘최고의 차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뜻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이 슬로건에는 그만큼 품질의 완성도에 자신감이 있다는 목소리가 내포돼 있다. 특히 ‘Das Beste, oder nicht’ 슬로건은 120년 전 메르세데스-벤츠의 창업자인 고틀립 다임러와 칼 벤츠가 고수한 창업 이념이기도 하다.
아우디는 기술을 최우선의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아우디의 독일어 슬로건은 ‘Vorsprung durch Technik’이다. ‘Advancement through technology’라는 영어 슬로건으로도 통용되는 이 슬로건은 ‘기술을 통한 진보’를 뜻한다.
아우디의 슬로건은 기술에 대한 애착이 엿보인다. 자동차는 다양한 원리와 기능을 지닌 여러 기술이 총망라된 집합체다. 때문에 이 슬로건에는 디자인과 성능에서 아우디만의 첨단 기술을 개발해 자동차 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BMW는 조금 부드러워졌다. 예전 BMW의 슬로건은 ‘Ultimate driving machine’이었다. 해석하면 ‘궁극적인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자’ 정도 된다. 지금은 ‘Fun car to drive’다. ‘운전하기에 즐거운 차’라는 뜻이다.
BMW의 이 슬로건은 단순히 최고의 차를 만드는 것을 넘어 운전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윤택한 생활 문화를 창조하겠다는 경영 의지가 담겨 있다.
◇럭셔리 브랜드는 슬로건에도 격 내세워 = 고급형 자동차를 만드는 브랜드들은 슬로건에서도 자신만의 격과 자부심을 내세우고 있다.
벤틀리는 소량 생산으로 유명한 세계 3대 고급형 자동차 브랜드다. 이 브랜드의 슬로건은 ‘To make a good car, a first car, the best in it’s class’다. 해석하면 ‘만들 수 있는 수준 안에서 가장 좋은 차, 멋진 차를 만든다’는 뜻이다.
스포츠카로 유명한 포르쉐의 슬로건은 ‘There is no substitute’다. ‘포르쉐를 대체할 만한 자동차는 없다’라는 뜻을 가진 이 슬로건은 기술과 품질의 완성도에 있어서 포르쉐가 얼마나 자부심이 큰가를 가늠할 수 있다.
고급형 자동차 브랜드에서 빠질 수 없는 람보르기니 역시 ‘Always different’라는 슬로건을 달고 있다. ‘항상 다른 것을 추구한다’는 것이 직역이지만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우리는 다른 자동차들과 차원이 다르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국산차, 기업 이념과 일맥상통 = 외국의 자동차 브랜드 슬로건과 달리 한국의 자동차 브랜드 슬로건은 아직 조금 딱딱한 느낌이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라는 슬로건을 새롭게 탄생시켰다. 이전의 슬로건인 ‘Drive your way’ 보다 한 단계 진화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 슬로건은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가능성으로 독보적인 차를 만들겠다는 경영 이념이 그대로 투영됐다.
최근에는 ‘Live brilliant’라는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쏟고 있다.
해외 브랜드 슬로건에 비하면 뭔가 부족하다는 인상도 있다. 그러나 ‘기술의 현대, 세계의 현대’로 대표되던 2000년대 이전의 슬로건에 비하면 훨씬 준수해졌다.
기아차의 슬로건은 ‘The Power to surprise’다. 이 슬로건에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자동차에 담아내겠다는 의지가 숨어 있다. 형님 기업인 현대차가 좀 더 진중한 이미지를 갖췄다면 동생인 기아차는 조금 가벼우면서도 활력이 넘치는 이미지다.
기아차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스포츠 스타들을 자사 브랜드 이미지 광고에 출연시키는 등 슬로건의 핵심을 알리기 위한 각종 마케팅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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