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5월 04일 일요일

  • 서울 19℃

  • 인천 18℃

  • 백령 17℃

  • 춘천 19℃

  • 강릉 20℃

  • 청주 20℃

  • 수원 19℃

  • 안동 21℃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19℃

  • 전주 19℃

  • 광주 21℃

  • 목포 18℃

  • 여수 20℃

  • 대구 22℃

  • 울산 21℃

  • 창원 21℃

  • 부산 20℃

  • 제주 19℃

'해태'와 '해치'의 차이

[한글칼럼] '해태'와 '해치'의 차이

등록 2011.11.23 09:48

편집국

  기자

공유

‘해태’와 ‘해치(獬豸)’는 다른 말인가? 같은 말인가?


(칼럼=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 몇 해 전에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을 만들면서 그 곳에 해태 상을 만들었는데 그 이름을 ‘해치’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고 “이상하다. ‘해치’가 ‘해태’와 똑 갈이 생겼네.” 라고 속으로 말한 일이 있다. 그 뒤 그곳을 지날 때마다 해태와 해치가 같은 뜻을 가진 말이고 같은 동물인줄 모르고 고개를 갸우뚱 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그랬을 것으로 안다. 그런데 며칠 전에 고궁에서 관광 안내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정영진님이 쓴 글을 보고 그 궁금증이 풀렸다. 이 분은 서울시에 “한자어 ‘해치(獬豸)’를 우리말 ‘해태’로 바로 잡아 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건의문을 보냈다.

“저는 몇 년 전 어느 날 갑자기 서울시 어떤 분에 의해 서울의 상징물로 쓰기 시작한 한자어 ‘해치(獬豸)’를 50대 중반 세월 동안 우리말 ‘해태’로 배웠고 말하고 살았습니다. 저 뿐이 아니라 현재 중학생 나이 세대까지도 대부분 해치(獬豸)는 생소한 단어이었을 것입니다. 제가 창경궁에서 일요일 날 관광 안내 자원봉사를 하면서 어린이들에게 물어보면 많은 어린이들이 ‘해태’와 ‘해치’가 다른 동물로 알고 있었습니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혼란을 주고 기존 세대에게는 우리문화를 지워버리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잘못된 행정인 한자어 ‘해치’ 표현과 권장을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 ‘한국인’의 자존심과 훌륭한 우리말을 살려주십시오.“

그런데 이 건의를 받은 서울시는 “서울 고유의 특색 있는 상징개발을 통하여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시민과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옛 부터 정의와 청렴의 상징으로 사용되어 온 '해치'를 서울상징으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표준국어사전에 의하면 '해치'는 '해태'의 원말로 소개되어 있어 그 원래적 의미가 반영된 '해치'로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서울 상징물의 이름을 '해치'라 하게 되었는데 귀하께서 지적하신 바와 같이 그동안 '해태'라는 이름이 우리에게 익숙한 관계로 '해치'가 낯설고 어색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해치'라는 이름이 일반시민들에게 잘 이해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라고 답변을 했다.

참으로 어리석은 서울시 공무원들이다. 토박이말을 버리고 쓰지도 않는 한자말을 찾아 쓰게 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인가? 아니다. 말은 서로 알아들어야 하고, 통해야 한다는 근본을 모르고 한 일이며 꼭 말 뿌리(어원)를 찾아서 쓸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순 우리말은 우습게 여기고 한자말을 더 섬기는 마음보에서 나온 잘못된 결정으로 국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더욱이 토박이말을 살려 쓰겠다고 답변을 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해치란 한자만이 해태란 토박이말과 같은 말임을 알리는 데 힘쓰겠다니 공무원들의 정신상태가 제 정신이 아니란 느낌이다.

우리말은 우리 겨레의 얼이고 겨레의 숨결이 담긴 그릇이다. 될 수록 우리 토박이말을 살려서 쓰는 것이 공무원의 바른 자세이고 태도다. 우리 글자인 한글은 우리 겨레의 상징이고 보물이다. 우리말을 우리 한글로 적을 때 우리 겨레 얼이 살아나고 우리 겨레가 잘살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것보다 남의 것을 더 섬기고 우러러보는 국민들이 많아 걱정이다. 서울시는 이제라도 ‘해치’란 한자말을 버리고 ‘해태’란 토박이말을 살려 써라.

/글= 한글학회 부설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



뉴스웨이 편집국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