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1분에 11억 증발"···삼성전자 파업, 최대 리스크로 급부상

산업 전기·전자

"1분에 11억 증발"···삼성전자 파업, 최대 리스크로 급부상

등록 2026.04.27 17:54

정단비

  기자

성과급 40조 요구···노사대립 점차 격화파업 시 수십조원 손실···생산 차질 우려글로벌 사례 경고···공급망 충격 가능성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투쟁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투쟁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하루 최대 1조6667억원, 시간당 694억원, 분당 11억5740만원'

삼성전자 노동조합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예상되는 피해 규모다. 분당 11억원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는 중소기업 한 곳의 연간 영업이익에 맞먹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무노조 경영 폐지' 선언 이후 노조가 출범했지만, 노사 갈등이 새로운 경영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들은 총파업에 앞서 지난 23일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 투쟁 결의대회도 진행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이유는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서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말부터 수차례에 걸쳐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을 조율해왔으나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삼성전자 노조 측은 성과급 투명화와 성과급 상한 폐지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70조원으로 전망되는 만큼 40조5000억원은 성과급으로 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요구안대로라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중에서도 실적을 이끈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에게 돌아갈 1인당 평균 성과급은 6억20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노조는 또한 이번 파업을 강행할 경우 18일 동안 예상되는 손실 규모가 20조~3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환산하면 하루 약 1조1000억~1조6000억원, 시간당 400억~600억원대, 분당 7억~11억원 수준이다. 즉, 1분마다 연봉 4000만원 기준 약 27명을 1년간 고용할 수 있는 비용이 사라지는 셈이다.

무노조 경영을 이어왔던 삼성전자에 노조 리스크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 시절부터 삼성은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왔다.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노조는 안 된다"라는 이병철 창업회장의 어록이 남았을 정도로 완강했다. 그러다 지난 2020년 5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무노조 경영 폐지를 선언했다. 그로부터 약 6년 만인 현재 최대 단일 노조이자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도 탄생했다.

문제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기업 경쟁력을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업황이 슈퍼사이클에 접어들었지만, 삼성전자 노사 갈등으로 공장 가동이 멈출 경우 20조~3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연간 영업이익을 약 300조원으로 잡았을 때, 18일 만에 그 10% 가까운 금액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생산 차질이 이어질 경우 고객사 이탈로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고객사 이탈은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이익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소다.

당장 집회가 있었던 지난 23일 야간에도 웨이퍼 이송량이 줄면서 파운드리 부문은 58.1%, 메모리 부문은 18.4% 생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가 대한민국 전체 수출의 38.1%(2026년 3월)를 차지하고, TV·가전·스마트폰 등 전 산업에 활용된다는 점에서 국가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대기업들도 파업으로 인해 기업 경쟁력 악화로 이어졌던 전철을 밟았다는 점을 비추어볼 때 삼성 역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GM과 포드는 2023년 말 전미자동차노조(UAW) 동시 파업을 진행하면서 북미 생산 거점이 마비됐었다. 이로 인해 포드는 13억 달러, GM은 11억 달러 등 대규모 손실을 입었고, 이는 전기차 투자 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하는 등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보잉도 지난 2024년 9월 3만명이 넘는 미국 공장 인력의 대규모 파업으로 주력 기종 생산라인의 가동이 중단돼 약 60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 보잉은 당시 현금흐름 악화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등 파업 여파를 겪었다. 결국 파업으로 인한 악영향이 기업 전반에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이번 파업은 지난 2024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진행했을 때보다 파장이 더욱 클 것이라고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4년 7월 파업 당시 참여한 인원은 전체 노조원의 15% 수준에 그쳤으며, 대체 근무 등을 활용해 시장 충격이 제한적 수준에 머물렀다"며 "그러나 2026년 5월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파업 참여 예상 인원이 3만~4만명, 전체 노조원의 30~40%에 이르러 2년 전 파업 대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