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법인 통한 신속한 의사결정 가능성공 사례 업계 확산···후발주자도 설립재무 리스크 분산·조직 효율성 극대화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업계에서 R&D 조직을 독립 법인 형태로 떼어내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제일약품이 2020년 분사해 설립한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4년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의 품목 허가를 획득했으며, 2024년 말 상장 이후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연구 조직이 독립 법인으로 운영되며 신약 허가와 상장까지 이어진 사례로 평가된다.
일동제약도 2023년 11월 물적분할 방식으로 R&D 자회사 유노비아를 설립했다. 유노비아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 'ID110521156'과 P-CAB 계열 후보물질 '파도프라잔'을 보유하고 있다. 파도프라잔은 대원제약과 공동 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일동제약은 지난해 해당 품목을 유노비아로부터 양수해 권리 구조를 단순화했다. 개발 단계에 있던 파이프라인을 모회사로 귀속시키며 향후 사업 전략에 대비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신규 법인 설립 움직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종근당이 지난해 신약 개발 전담 회사 '아첼라'를 설립한 데 이어 유한양행도 지난달 '뉴코' 신설 계획을 밝히는 등 R&D 분사 전략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R&D 자회사 모델은 연구비 부담을 구조적으로 분리해 재무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동시에 개발 관련 의사결정이 수월해져 연구 효율을 높일 수 있고, 특정 파이프라인에 집중하거나 전략을 조정하는 데도 유리하다.
자금 조달 환경 변화 역시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금리 부담과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외부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회사로 분리하면 개별 파이프라인 중심으로 투자 유치가 가능해져 자금 조달 전략이 한층 유연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계 구조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연구개발 비용이 본사 손익에 직접 반영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일정 부분 재무적 부담을 분리함으로써 단기 실적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약 개발은 임상 단계별 실패 가능성이 상존하고, 단일 파이프라인의 성패가 기업 실적과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자회사 모델은 이러한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분산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시장에서는 R&D 자회사 설립을 '리스크 분산'과 '가치 부각'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개발 실패에 따른 부담은 줄이면서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개별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독립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회사 입장에서도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몸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가 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R&D 조직을 분리하면 의사결정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어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독립 법인으로 운영될 경우 별도 상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고, 외부 투자 유치도 보다 수월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개발 비용이 본사 손익에 직접 반영되는 부담을 일부 분리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요소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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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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