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최윤범의 美 투자, 경영권 방어 '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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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의 美 투자, 경영권 방어 '승기'

등록 2025.12.24 16:04

김제영

  기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기각···대미 투자 차질 없이 진행미 합작법인 유증에 최윤범 우호 지분 42%대로 상승대미 투자·경영권 방어 '일석이조'···이사회 수성 유리

최윤범의 美 투자, 경영권 방어 '승기' 기사의 사진

법원이 고려아연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미 합작법인 유상증자로 최 회장은 우호 지분 10%를 확보하게 되면서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수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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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법원이 고려아연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

최윤범 회장, 경영권 방어에 유리한 고지 확보

미국 합작법인 통해 우호 지분 10% 추가 확보

숫자 읽기

미국 테네시주 제련소에 10조9000억원 투자

신주 220만9716주 발행 예정

최 회장 측 지분 39%대, 국민연금 더하면 42%대

영풍·MBK 측 지분 45%대에서 41%대로 희석

맥락 읽기

최 회장 측 이사회 장악, 지분은 영풍·MBK에 열세

내년 주총에서 이사진 과반(8명 이상) 유지 필요

미국 JV가 우호 세력으로 분류되며 경영권 분쟁 판도 변화

향후 전망

고려아연 대미 투자 프로젝트 차질 없이 진행 예상

2027년 착공, 2029년 완공, 2030년 본 가동 목표

한미 자원 동맹 강화, 팍스 실리카 등 협력 확대 가능성

핵심 코멘트

영풍·MBK "주주가치 훼손, 공정성·위험 요소 우려"

고려아연 "미래 성장 견인, 주주가치 제고 최선"

24일 관련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발행(제3자 배정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15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미국 테네시 주에 10조9000억원(약 74억3000만달러)을 투자해 제련소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 및 기업과 합작법인(크루서블 JV)을 세워 투자하는 방식이며, 고려아연이 지분 약 10%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이 JV로 넘기기로 하면서 문제가 제기됐다.

쟁점은 JV가 최 회장의 우호 세력이라는 점이었다. 크루서블 JV는 미국 정부(전쟁부·상무부)가 최대주주(40%), 고려아연이 10%, 나머지는 미국 내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해 미국 측 영향력이 크다. 이번 제련소 건설은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에 동행한 최 회장이 미국 상무부 장관 등 고위급 인사와 교류한 결과로 추진된 것이다.

이를 두고 영풍·MBK는 미국 제련소 사업 진행방식이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협상이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이 영풍·MBK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고려아연은 유상증자를 예정대로 진행하게 됐다.

이번 유상증자의 납입기일은 오는 26일로, 고려아연은 이날 신주 220만9716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오는 31일 주주명부가 확정·폐쇄되면, 이번 신주에 대한 의결권은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최 회장 측은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장악하고 있으나 지분 비중에서 영풍·MBK에 크게 밀려 경영권 분쟁이 길어질수록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고려아연 이사회에는 최 회장 측 인사가 11명, 영풍·MBK 측 인사가 4명 있다. 이 중 최 회장을 포함해 측근 인사 5명의 임기가 내년 만료되고, 영풍·MBK 측에서는 장형진 영풍 회장 1명만 해당된다.

최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내년 주총에서 기존 이사회 잔류인원 6명을 포함해 최소 2명 이상을 선임해 과반(15명 중 8명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기존 영풍·MBK 측 지분은 45%대에서 41%대로, 최 회장과 우호 지분 합은 31%대에서 29%대로 각각 희석된다. 여기에 JV의 지분 10%가 더해지면 최 회장 측 세력은 지분 39%대로 올라서며, 국민연금(약 5%)까지 더해지면 약 42%대가 된다.

수치상 최 회장 측 지분 세력이 우위로 올라서면서 경영권 분쟁의 판도가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경영권 분쟁의 분기점으로 꼽히던 내년 주총에서 최 회장 측이 이사진 수성에 유리한 흐름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내년 중 설계·조달·시공 업체 선정과 주요 장비를 발주하고, 2027년 착공할 계획이다. 오는 2029년 완공 시 단계적 가동, 2030년 본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미 양국 간 협력도 자원 동맹 수준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려아연은 한미 조선 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이어 미 정부가 구상 중인 핵심 안보 협의체 '팍스 실리카(Pax Silica)'의 핵심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윤범 회장은 이번 대미 투자로 한미 협력 및 미래 성장을 위한 성과를 끌어낸 동시에 경영권을 방어해줄 우군을 확보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었다. 특히 미국 정부의 고려아연 직접 투자 구조로 인해 고려아연의 입지가 미국의 안보 자산으로 올라서면서 영풍·MBK 측이 주도하는 인수합병(M&A)은 불리한 국면을 맞게 됐다.

영풍·MBK는 이번 법원의 판결에 대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기각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다"며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투자 계약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 고려아연이 중장기적으로 부담하게 될 재무적·경영적 위험 요소들이 충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하다.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크루셔블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성공적으로 이끌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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