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사명에 'AI' 넣으면 뜬다?···스타트업 '옥석 가리기'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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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에 'AI' 넣으면 뜬다?···스타트업 '옥석 가리기' 필요성↑

등록 2025.12.11 07:00

유선희

  기자

사명에 'AI' 넣은 기업 올해만 7곳, 주목도 확대 노려벤처캐피탈·정부 모두 AI 분야 투자 규모 증가3년 내 절반이 소멸···실질 수익화 구조가 관건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민간과 공공 부문에서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AI 사업에 뛰어든 스타트업들도 앞다퉈 사명에 'AI'를 넣으며 시장 관심 끌기에 나섰다. 그러나 기술력과 수익 모델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명에 'AI' 넣으면 뜬다?···스타트업 '옥석 가리기' 필요성↑ 기사의 사진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사명 변경을 통해 회사 이름에 AI를 넣은 기업은 7곳에 달한다. 뤼이드→소크라AI, 나무기술→나무AI.X, 알파녹스→알파AI, 씨유박스→시선AI, 포커스H&S→포커스AI, 스카이월드와이드→SKAI, 디지피→에이전트AI 등이다.

사명에 AI를 넣어 회사 주력 사업을 드러내 주요 투자자들은 물론 이용자 관심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뤼이드의 경우 2014년 설립 이후 '산타' 브랜드로 토익·토플 등 영어 학습 서비스를 선보여왔다. 새로운 사명 소크라AI는 소크라테스 문답법처럼 질문과 대화를 통해 학습자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겠다는 의미가 반영됐다. 나무기술은 나무AI.X로 이름을 바꾸고 사업 전반의 정체성을 AI 전문 기업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최근 AI 기업에 돈이 몰리고 있다. 정부는 올해 7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AI혁신펀드의 규모를 기존 1000억원에서 1500억원까지 늘렸다. 여기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출자한 펀드의 매칭을 더해 총 3000억원 규모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AI 분야에 집중 투자 규모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벤처캐피탈(VC) 등 민간 분야에서도 AI 스타트업 투자가 집중되는 추세다.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이 지난달 발간한 올해 3분기 AI 스타트업 투자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투자를 유치한 총 345개 스타트업 가운데 157개(45.5%)가 AI 관련 기업이었으며, 이들이 확보한 금액은 약 1조원(43.7%)으로 조사됐다.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AI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최근 IPO를 진행한 노타는 코스닥 상장 첫날 노타 주가는 공모가(9100원) 대비 240.66% 오른 3만1000원에 마감했다. 앞서 상장했던 AI 기업인 뉴엔AI와 S2W는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으로 결정하고 상장 첫날 주가가 각각 156.00%, 81.44% 급등했다.

그러나 국내 AI 스타트업 연구조직의 절반은 출범 3년 내에 사라지고 있어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발표한 '국내 AI 스타트업 R&D 현황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AI 스타트업 내 연구조직의 3년 생존율은 56.2%에 불과해 전체 산업 평균(68.8%)보다 현저히 낮았다.

AI 스타트업의 경우 자체 AI 모델 개발·고도화를 위해 장기간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가 투입돼 상용화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 상용화하더라도 실제 수익화가 이뤄지는 시점도 늦다. 전세계 생성형AI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자리잡은 오픈AI마저 현재는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다. 국내 AI 스타트업의 경우 민간과 공공 대상 주요 프로젝트나 과제 입찰에서 한 번만 미끄러져도 실적이 흔들리는 구조적 리스크도 크다.

AI 업계 관계자는 "최근 AI 열풍으로 투자 유치나 관심은 높아졌지만,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며 "중장기적으로 보면 실질적인 기술력과 수익 모델이 검증된 곳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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