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G전자 새 CEO에 류재철···'1등 가전' DNA 이식 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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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새 CEO에 류재철···'1등 가전' DNA 이식 중책

등록 2025.11.27 16:23

차재서

  기자

금성사 가전연구소에서 출발한 '기술형 사업가''북미 점유율 1위' 등 생활가전 사업 진두지휘 'AI 전환' 주도하며 제품·업무 혁신 독려하기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LG전자 '기술형 사업가' HS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이 새로운 CEO로 발탁됐다. 생활가전 사업의 경쟁우위를 지킨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는 중책을 맡았다.

27일 LG전자는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HS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류재철 사장은 1989년 금성사 가전연구소로 입사해 CEO까지 오른 인물이다. 재직 기간의 절반을 가전 연구개발에 종사했고,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생활가전의 본원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 사장은 2021년부터 LG전자의 주력인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H&A사업본부장을 맡았고, LG 생활가전을 단일 브랜드 기준 글로벌 1등 지위에 올려놨다. 지난 3년간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의 매출액 연평균성장률은 7%에 이른다.

LG전자는 최대 프리미엄 가전시장 북미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냈다. 3분기 누적 점유율 21.8%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지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가전 브랜드'에서도 종합가전회사 중 6년 연속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류 사장의 경영철학은 '문제 드러내기'와 '강한 실행력'으로 압축된다. 거시적 관점에서 사업의 본질적 격차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철저한 자기인식이 필수적이란 신념으로 유명하다.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인지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류 사장의 지론은 사업 영역 전반으로 확대됐다. 일례로 HS사업본부는 국내외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문제 드러내기 콘테스트'를 실시했다. 탑-다운 형식의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 실무자의 시각에서 개선이 필요한 요소를 발굴해 혁신하자는 취지다. 류 사장은 매년 말 사업본부 소속 리더 수백명을 불러 조직의 강한 실행력을 주문하고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류 사장은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 전략을 구사해왔다.

구매 후에도 지속적인 기능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UP가전(업 가전)' 패러다임이나, 가전에 서비스를 결합해 차별적 가치를 제시하는 가전구독 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업 가전은 2022년 한국에 첫 선을 보인 이후 북미·유럽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누적 업그레이드 횟수는 2000만 건을 넘어섰다.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대응해 세계 각지 생산 네트워크를 유연하게 운영하는 '스윙생산체제'도 성공 케이스로 꼽힌다.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은 미국 관세 영향에도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최근에는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스리시티, 브라질 파라나 등에 신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이들 공장은 현지 맞춤형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고, 남아시아, 중남미 등 인근 지역에 제품을 공급하는 생산기지 역할을 한다.

류 사장은 인공지능(AI) 전환에도 앞장섰다. 품질, 원가경쟁력, 개발속도 등 가전사업의 핵심 경쟁력을 AI 활용으로 혁신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 일환으로 생활가전 R&D 직군에 오픈AI의 기업용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기반으로 하는 추론형 AI를 사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는 다양한 변수를 입력하면 실험 없이도 결과를 도출해 R&D 기간과 개발 비용을 대폭 줄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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