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지원실 출범하며 '뉴 삼성' 리빌딩 신호탄 '전략통' 박학규, 사령탑으로···최윤호도 '복귀' 전략·재무·경영진단 일원화로 그룹 시너지 유도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전환하는 등의 일부 조직개편과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사업지원TF를 이끌던 정현호 부회장이 회장 보좌역으로 이동하고, 박학규 사장이 한 단계 격상한 사업지원실의 사령탑 자리를 넘겨받았다. 또 최윤호 사장이 전략팀장, 주창훈 부사장은 경영진단팀장, 문희동 부사장은 피플팀장으로 각각 위촉되면서 사업지원실의 한 축을 맡았다.
이 가운데 삼성 안팎에선 새로 출범한 사업지원실에 주목하고 있다. 한시적 성격을 띠던 TF가 기획·전략·재무·인사 등 그룹의 핵심 기능을 모두 짊어진 상시 조직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대대적 변화를 예고한 게 아니냐는 인식이 짙다.
박학규 실장에서 최윤호 팀장으로 이어지는 리더들의 면면도 시선을 모으는 대목이다.
먼저 박학규 실장은 1988년 삼성에 합류한 뒤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미래전략실 등 핵심 조직을 거친 그룹 내 대표 전략가로 통한다. 특히 반도체와 가전, 통신 등 삼성전자의 모든 사업 현장을 넘나들며 활약해 각각의 강점과 약점, 재무적 니즈까지 꿰뚫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윤호 팀장 역시 굵직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구주총괄 경영지원팀과 미래전략실 전략팀을 거쳐 사업지원TF 부사장,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했고 삼성SDI 대표 시절엔 어려운 환경 속 배터리 사업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부터는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 경영진단실 수장으로서 모든 관계사의 성장 전략 수립에 주력해왔다.
그런 두 인물을 축으로 재편된 사업지원실은 삼성전자 내 전략·재무와 경영진단 기능을 유기적으로 묶는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게 됐다. 사실 지난해 경영진단실이 문을 연 것을 놓고도 외부에선 여러 해석이 쏟아졌다. 그룹 전략 조직을 이원화해 시너지를 유도하거나 경쟁을 통해 자율 혁신을 꾀하려는 실험이란 관측도 있었다.
여기엔 이재용 회장의 큰 그림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각 사업부의 효율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투자와 자원 배분을 신속히 결정하고자 일련의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하고, 하만을 통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을 사들이며 수조원대 자금을 쏟은 게 대표적이다. 반도체 쪽도 비슷하다.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과 평택캠퍼스 등 국내외에서 신축·증설 작업이 한창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GPU(그래픽처리장치) 5만장을 공급받아 세계 최대 규모 AI 팩토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도 상당한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외부에선 삼성전자의 이번 개편이 반도체·파운드리·가전 등 주력 사업의 '2단계 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리고 수주 앞으로 다가온 임원 인사가 그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시스템LSI, TV사업 등 일부 사업에 대한 경영진단도 이뤄진 만큼 예년보다 대폭 확대된 인사로 시장에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란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으로서는 사업 시너지를 높이고 투자 완급을 조절할 수 있는 적임자에게 무거운 임무를 맡긴 셈"이라며 "재무 안정화와 기술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는 삼성의 체질 개선 작업이 2막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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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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