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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애플·메타의 구원투수? ···베일 벗은 삼성 야심작 '갤럭시 XR'

산업 전기·전자

애플·메타의 구원투수? ···베일 벗은 삼성 야심작 '갤럭시 XR'

등록 2025.10.22 17:20

수정 2025.10.22 17:36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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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헤드셋 '갤럭시 XR' 韓美 동시 출격구글·퀄컴 합작 플랫폼이 '완벽한 몰입감' 선사"B2B와 협력···'멀티모달 AI' 가능성 확장할 것"

삼성전자가 새로운 AI(인공지능) 경험을 제공하는 헤드셋 형태의 모바일 기기 '갤럭시 XR'을 출시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삼성전자가 새로운 AI(인공지능) 경험을 제공하는 헤드셋 형태의 모바일 기기 '갤럭시 XR'을 출시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구글·퀄컴이 합작한 확장현실(XR) 헤드셋 '갤럭시 XR'이 한국과 미국에 동시 출격했다. 애플·메타 등 경쟁사의 선행 제품이 나란히 고전하는 가운데 AI(인공지능) 콘텐츠와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무장한 삼성전자의 야심작이 'XR 시장'을 확장하는 기폭제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멀티모달 AI'에 최적화···인체공학적 설계 눈길



삼성전자는 22일 오전 삼성 강남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대외에 신제품 '갤럭시 XR'의 출시를 선언했다.

'갤럭시 XR'은 삼성이 구글·퀄컴과 약 4년에 걸쳐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멀티모달 AI'에 최적화돼 소비자가 물리적 제한 없이 확장된 3차원의 공간에서 음성·시선·제스처 등으로 콘텐츠와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도록 돕는다.

특히 AI를 기반으로 헤드셋부터 AR 글라스 등으로 확장 가능한 개방형 플랫폼 '안드로이드 XR'이 세계 최초로 탑재됐다. 이를 바탕으로 구글 지도·포토·유튜브 XR 등 구글의 기본 서비스는 물론 기존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기능들도 지원한다.

디자인도 주목할 만하다. '갤럭시 XR'은 균형 잡힌 인체공학적 설계와 545g에 불과한 무게가 소비자에게 편한 사용감을 선사한다. 헤드셋 프레임이 이마와 머리 뒤쪽의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키며, 탈부착에 따라 외부 빛을 차단할 수 있는 '외부광 차단 패드'가 콘텐츠에 완벽하게 다가가도록 이끈다.

저시력 사용자도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도수형 인서트 렌즈를 맞춤 제작하고 '갤럭시 XR'에 자석처럼 부착하면 된다. 전국 '다비치 안경' 매장에서 도수 검사 후 주문하면 글로벌 안경렌즈 전문 기업 '에실로'가 제작한 렌즈를 수령할 수 있다. 가격은 도수에 관계없이 14만원이다.

이와 함께 '갤럭시 XR'엔 정밀한 센서·카메라·마이크와 '퀄컴 스냅드래곤 XR2+ Gen 2 플랫폼' 칩셋 등 고성능 하드웨어가 탑재됐다. 사용자의 머리·손·눈의 움직임과 음성을 정확히 인식해 사용자와 기기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구현한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말 한마디에 뉴욕 맨해튼 '순간 이동'···스포츠도 생생하게



갤럭시 XR의 강점은 '완벽한 몰입감'에 있다. 개방형 플랫폼 '안드로이드 XR'과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다. 혁신적인 AI 경험을 제공하고자 개발 단계부터 멀티모달 AI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만드는 데 신경을 쏟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사용자는 음성·시선·제스처 기반의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멀티모달 AI가 제공하는 새로운 차원의 혁신을 경험할 수 있다.

구글 제미나이와 대화에 특화된 제미나이 라이브가 사용자의 시각·청각 정보를 함께 인식하며,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해 작업을 매끄럽게 수행하도록 한다.

가령 사용자는 제미나이에게 음성으로 유튜브에서 원하는 영상 콘텐츠를 찾아 달라고 한 뒤 시선을 움직여 결과물을 선택하고 손가락을 맞닿게 하는 제스처로 이를 실행하면 된다. 스포츠 역시 경기장에서 보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 속에서 시청할 수 있다.

구글 지도로도 제미나이와 함께 원하는 장소로 순간이동한 뒤 '몰입형 3D 지도'를 통해 실제 해당 위치에 있는 듯한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다. 눈앞의 현실 장면이 그대로 보이는 '패스 스루' 상태에선 '서클 투 서치'를 활용해 사물을 검색할 수도 있다.

출시 발표 현장의 시연 프로그램에서도 갤럭시 XR의 강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3D로 펼쳐진 뉴욕 맨해튼의 풍경을 둘러보는 것은 물론, 식당을 추천받고 사진과 AI로 재구현된 점포 내부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등의 기능이 눈길을 끌었다.

소통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제미나이에게 식당의 인기 메뉴를 묻자 곧바로 답변이 돌아왔고, 영상 중 등장하는 사물에 대한 정보도 수시로 들을 수 있었다. 한국어는 물론 외국어로 전환 가능하다.

원하는 영상도 신속하게 만들어준다. 삼성전자 측이 조선시대 여러 동물이 가상현실 기기를 쓰고 춤추는 모습을 텍스트로 요청하자 곧바로 그 내용을 담은 영상이 디스플레이에 펼쳐졌다.

저렴한 가격, 콘텐츠도 풍성···소비자 공략 총력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헤드셋 신제품이 XR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애플과 메타가 문을 두드렸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어서다.

실제 애플의 비전프로의 판매량은 4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당초 제시한 공급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기술력과 콘텐츠가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고, 500만원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갤럭시 XR을 개발하며 다방면에 신경을 쏟았다. 성능을 높이고 무게를 낮추는 동시에 다양한 콘텐츠를 담는 등 실험을 이어왔다.

판매가를 269만원으로 책정한 게 대표적이다. 저렴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비전프로의 반값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XR 헤드셋 대중화를 위한 회사의 고민과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콘텐츠도 다채롭다. 어도비와 미국 프로야구(MLB), 미국프로농구(NBA), 어메이즈 VR(Amaze VR) 등 전세계 주요 서비스와 연계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추후엔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에서도 XR 전용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시장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전략이 시장에 받아들여진다면 이른바 'XR 대중화'의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직원 교육도 XR로···"확장현실의 의미 재정립"



나아가 삼성전자는 갤럭시 XR을 기점으로 확장현실의 의미를 다시 정립한다는 복안이다. B2B 분야에서도 다른 업종과 협업한 콘텐츠를 구축함으로써 멀티모달 AI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XR으로 가상 조선 훈련 솔루션을 구축하는 MOU를 체결했다. 신입 엔지니어가 가상의 공간에서 선박엔진 검사 등을 충분히 훈련한 뒤 실전에 투입되도록 돕는 게 골자다.

디자인의 변화도 시도한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차세대 스마트 글라스를 개발 중이며,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와비 파커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스타일과 실용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XR 시장은 2026년엔 올해 대비 2배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보며 "구글 등 선두 기업과 XR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현 부사장은 "제품이 앞으로 더 진화할 것이며, 멀티모달한 경험을 줄 것"이라면서 "향후 재밌는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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