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가 집계한 지난 1~8월 테슬라의 중국 내 누적 판매는 36만1179대로 전년 대비 6.9% 떨어졌다. 중국 생산-수출 또한 15만4373대로 22.6% 줄었다. 중국뿐 아니라 안방 시장인 미국에서도 추락했다.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 내 점유율은 38%로 8년 만에 최저치다. 2017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점유율 40% 이하로 떨어진 건 충격적이다. 이를 두고 경쟁사의 성장, 상품성 약화 등이 이유로 꼽히지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신차 부재를 최대 이유로 여기는 분위기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제품이 없다는 것은 해당 브랜드를 향한 시각적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델3를 비롯한 초기 제품들이 쏟아질 때 얻었던 진보적 미니멀리즘 디자인이 이제는 특별함이 아닌 식상함으로 인식된다는 뜻이다. 대표적으로 내연기관에선 반드시 있어야 하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처음 없앤 곳은 테슬라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가 BEV의 그릴을 불필요하게 여긴다. 테슬라만의 특징이 시간 흐름에 따라 보편화됐고 소비자들은 보다 테슬라다운(?) 제품을 원한다.
물론 사이버트럭이 등장해 다시 시선을 이끌기도 한다. 사이버트럭은 일론 머스크가 수십 발 총격에도 표면에 흠집만 남는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로 각종 전자기기를 작동시키는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적용됐다. 그런데 V2L은 테슬라의 강점이었던 '최초'가 아니다. 오히려 현대차 등에서 더욱 활성화된 품목이다. 신차 부재가 BEV의 트렌드 리더 역할마저 어렵게 만든 셈이다. 게다가 사이버트럭은 말 그대로 '트럭'이어서 넓은 범용 시장 접근이 쉽지 않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과 중국, 유럽 등지에서 고전하는 테슬라가 유독 한국에선 장수(?)한다는 사실이다. 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테슬라 국내 판매는 3만4543대로 전년 대비 55.1% 증가했다. 특히 중국산 모델Y 판매가 1만2879대로 많다. 제품군은 큰 변화가 없지만 국내 소비자에게 테슬라는 여전히 BEV 트렌드를 이끄는 리더 이미지가 확고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새로움 없이 지금의 인기가 지속될 수는 없다. 더욱이 테슬라에 요구되는 새로움은 단순한 기능적 발전을 뜻하지 않는다. '자동차' 형태는 근본적으로 크게 바뀌지 않는 탓이다. 따라서 테슬라가 앞으로 보여줘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특히 기존 제품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신차 부재' 인식은 강해지고 판매는 더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당장 한국에서 인기를 얻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식상함으로 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으니 말이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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