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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택시 구독'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임재덕의 it잖아

'택시 구독'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등록 2025.09.10 09:22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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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내고 정해진 기간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구독경제'는 대세가 된 지 오래다. 다른 업계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우버가 잇따라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며 모빌리티 분야에도 본격적인 '구독 시대'가 열렸다.

구독 상품은 한 달에 4900원 정도만 내면 가맹택시 이용 시 더 큰 할인 혜택(할인쿠폰·적립금 등)을 준다는 내용으로 짜였다. 저녁자리 후 종종 택시를 호출하는 사용자라면 구독료가 아깝지 않은 구성으로, 되레 2~3배는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결국엔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만 배차를 몰아줄 거라든지 ▲택시 기사에게 더 많은 수수료를 물려 결국 택시요금 인상을 야기할 거라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일말의 '가능성'으로 포장한 '음모론'이다.

고객이 요청한 차량은 택시기사의 '승인'을 거쳐 배차된다. 그런데 카카오모빌리티와 우버 모두 택시 기사에게 구독서비스와 관련된 정보를 따로 제공하지 않는단다. 구독서비스 고객을 태운다고 해서 추가 인센티브를 주지도 않는다. 택시기사가 구독서비스 이용자와 그렇지 않은 고객을 구분해 태울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플랫폼 회사가 수수료를 올려 택시 요금 인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의심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주장이다. 택시운임은 지자체에서, 호출료는 정부신고를 통해 정해진다. 특히 택시호출은 사회적으로 민감한 영역이기 때문에 플랫폼 업체와 업계 단체와의 협의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공급자에게 부과되는 수수료율 역시 타 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배달플랫폼이나 이커머스의 경우 아무리 낮아도 6% 이상으로 책정되지만, 택시 호출은 약 2~3%대로 유지되고 있다.

심지어 택시기사 영업방식에 따라 '무료 수수료'도 가능하다. 일례로 소비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카카오 T '일반 호출'이나 우버 '일반 택시'를 호출해 탑승한 경우 해당 기사가 부담하는 수수료율은 0%이고, 호출한 소비자도 지불하는 금액이 없다.

이처럼 '무료 호출 택시'(일반)와 별도 호출료가 붙는 '유료 호출 택시'(가맹) 두 가지 상품이 시장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유료 호출에 대한 소비자 혜택이 늘어났다고 무료 호출까지도 가격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높지 않아 보인다.

구독서비스는 플랫폼(기업)과 소비자 사이에 생긴 새로운 거래 상품이지, 택시 수수료나 서비스 품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카카오든 우버든 한 달에 내는 구독료보다 많은 혜택을 받기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꺼낸 플랫폼의 제안일 뿐이고, 소비자는 이것을 받을지 말지 결정하면 될 일이다.

물론 구독상품의 가격을 어느 순간 급격하게 올려버리는 '구독 인플레이션'이나 구독서비스 해지를 의도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다크패턴' 등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구독상품 자체를 계속 문제 삼으면 결국 소비자 혜택만 사라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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