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신규 등록↑···캐즘 회복 가능성다만 중국 판매량 압도적, 양극화 강화"시장 다변화 전략, 경쟁력 확보 돌파구"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 세계 각국에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1102만9000대로 전년 동기(856만2000대) 대비 2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신규 등록은 11만8047대를 기록하며 7개월 만에 10만대를 넘어섰다.
이 같은 조짐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가성비를 앞세운 다양한 신차를 잇따라 출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에서도 현대차와 기아 등이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전기차 수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그간 캐즘으로 부진했던 전기차 시장의 부활 조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중국의 전기차 판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시장 상황을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전기차 대표 업체인 BYD는 올해 1~7월 219만6000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를 기록했고, 중국의 지리그룹이 그 뒤를 이으며 전년 대비 70.3% 급증한 113만4000대를 팔았다. 미국 테슬라는 82만9000대를 판매하며 그 뒤를 이었지만 전년보다 판매량이 감소했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63%가 중국 시장에 쏠릴 정도로 독주체제가 강화되고 있다. 전기차 구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과 가격경쟁력, 배터리 기술 향상으로 소비자 수요가 더욱 높아진 모습이다.
실제로 유럽 시장에선 테슬라조차 중국의 급성장에 경쟁에서 밀리는 분위기다. 지난 7월 테슬라의 유럽 시장 신차 판매량(8837대)은 전년 동월보다 40.2% 감소한 반면 중국 BYD는 같은 달 1만3503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4151대) 무려 225.3% 폭증했다. 1년 사이 중국의 유럽 판매량이 3배 넘게 불어난 것이다.
현대차, 기아 등 한국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전기차의 가파른 성장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 확보와 시장 지위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중국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국내 업계 전반적으로 긴장감도 맴돌고 있다.
가뜩이나 현대차는 캐즘 여파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인데, 중국의 공세는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해 전기차 판매가 부진하자 이를 생산하는 울산 1공장 12라인을 중단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만 6차례 생산을 멈췄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정책 변화도 국내 완성차 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9월 말 폐지되면 소비자들은 최대 7500달러(약 1049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게 돼 그간 미국에 투자를 늘려온 현대차 등 한국 기업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IRA 세액공제 폐지 후 미국 전기차 판매가 약 37% 줄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해외 시장 다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 완성차 업체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을 갖춘 차량 출시가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도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한계가 있어 그 격차를 좁히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IRA 폐지 등 정책 변경으로 전기차 수요 변동이 심하다"며 "유럽, 중동, 동남아, 남미 등 시장으로 해외 수출을 분산하는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중국 시장의 압박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수출 물량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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