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 경주에서 10월 27일~11월 1일 개최공정률 60~70%···행사장 완공 전선 이상 無CEO 서밋·기업자문위원회 회담 통해 투자 유치 박차
"인프라를 잘 갖추고 교통·수송·안전·의료 문제 없이 편하게 계실 수 있게 하도록 노력하겠다."
APEC준비지원단은 25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브리핑을 통해 시설·인프라, 문화 프로그램, 경제 전시장 및 경제 행사, 숙박시설 등에 관한 준비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APEC은 1989년 한국을 포함한 12개국 간 각료 협의체로 출발한 국제 기구다. 현재 21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경주에서 오는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엿새간 진행될 예정이다. 총 4000억원(국비 2000억·지방비 2000억)이 투입되는 이번 행사는 경북 경주만의 한국적 미를 살려 세계 정상들과 세계인들에게 한류 문화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한국에서 APEC이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91년 서울에서 제3회 정상회의가 열렸고, 2005년 부산에서 제17회가 개최됐다. 당시에는 기존 건물을 활용했으나, 경주는 APEC 행사에 쓰일 정상회의장, 미디어센터, 만찬장 등 주요 시설을 새롭게 짓고 있다.
박장호 APEC 준비지원단 의전홍보과 과장은 "통상적으로 신축을 하면 위험 부담이 있지만 경주는 마련된 공간이 없어 어쩔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일부 우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주는 지리적 특성상 고층, 대형 부지를 요하는 건물을 짓기 어렵고, 공사 전 역사적 생활 공간이 발견되는 등 유물 발견 가능성도 있어서다.
때문에 APEC준비지원단은 행사를 준비하며 공정률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공정률을 점검한다. 8월 넷째 주 기준 정상회의장과 만찬장은 63%,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야외부지에 설치하는 미디어센터는 75% 정도 완성된 상태다. 기존 로드맵대로 진행 중이며 9월 중 모든 시설을 완공하고 약 1개월 동안 리허설도 실시할 예정이다.
건물을 불과 3개월 만에 완공 단계까지 끌고가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박장호 과장은 다중 공정 병행 방식을 통해 공사 속도를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설계와 공사, 인허가 절차를 병행하고, 공정을 세분화해 한 구간을 세 갈래로 나눠 동시에 진행했다는 전언이다. 정상회의가 끝난 뒤 해당 건물은 단순 행사 시설에 그치지 않고, APEC 홍보 전시장으로 활용된다. 정상회의에서 사용된 물품과 의복 등을 최소 2년간 전시된다.
APEC추진위원단이 이번 행사를 역대급 세일즈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만큼 전 세계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게도 초청공문을 보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행사 기간에는 도내 첨단산업 관련 26개 기업의 기술과 상품이 전시되고, 기업인을 위한 K-라운지에서 투자유치 업무협약도 체결된다. 정상회의 이후에는 최태원 SK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의장을 맡은 CEO 서밋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의장으로 있는 APEC 기업자문위원회(ABAC) 회담도 이어질 예정이다.
상당한 인파가 몰릴 것으로 점쳐져, APEC준비지원단은 하루 최대 7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월드클래스 숙박시설도 마련하고 있다. 현재 35개의 PRS(정상급 숙소) 중 20곳이 완료됐으며, 15곳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정상급 숙소는 도지사를 위원장으로 숙박업계 대표와 전문가 등이 참여한 PRS위원회가 표준모델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경주시의 모든 숙박시설 1만6838실을 전수 조사 한 뒤 외교부 등과 현장 점검을 거쳐 대표단을 수용할 객실도 준비하고 있다.
한류문화 홍보에도 힘을 쏟는다. 한복 패션쇼, 보문멀티미디어쇼, K-POP 공연 등 3대 빅 이벤트를 준비 중이며,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17개 광역 및 경북도 지정 무형유산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주 보문단지를 중심으로 제2의 한류를 일으켜 경주를 다시 찾는 장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경북도는 단기 3조3000억원, 중장기 4조1000억원 등 총 7조4000억원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고용창출도 2만3911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박장호 과장은 "국익과도 밀접한 이번 행사는 한류 문화의 우수성을 전파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산업에 기회가 될 것"이라며 "2002년 멕시코 로스카보스는 당시 경주보다 작은 인구 7만명의 휴양 도시였으나 APEC 개최 이후 인구 34만명의 국제적 관광 도시로 도약했다. 경주도 이번 행사를 계기로 글로벌 10대 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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