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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롯데·CJ 오너家 유럽 향한 까닭은

유통·바이오 식음료

롯데·CJ 오너家 유럽 향한 까닭은

등록 2024.09.10 15:37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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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 유럽 생산기지 방문···해외사업 강화CJ 4세 이선호, 유럽 개척 선봉장···'비비고' 확장불모지서 '기회의 땅'으로···K-푸드 진출 탄력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국내 식품기업이 유럽 시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가운데 오너일가가 현지에 직접 나서며 힘을 보태고 있다. CJ그룹 오너 4세인 이선호 실장이 K-푸드의 데뷔 무대를 치른 한편, 신동빈 롯데 회장은 유럽 생산기지를 찾아 전략을 논의하며 해외 사업 강화에 고삐를 쥐었다.

특히 한류 열풍에 따라 유럽 내 K-푸드가 주목받으면서 국내 식품기업의 '기회의 땅' 개척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현지 판매법인 및 공장 건립 등을 통해 안정적인 제품 공급, 유럽은 물론 주변 진출국 확대를 목표로 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주 한·일 롯데 식품기업 경영진들과 벨기에의 길리안 공장과 폴란드의 베델 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또 신 회장은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해 첫 번째 전략 상품인 빼빼로의 글로벌 매출 1조원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신 회장이 이번 출장길에 오른 건 유럽을 거점으로 하는 글로벌 식품의 제조 시설을 둘러보고, 롯데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롯데웰푸드는 2008년 세계 3대 초콜릿 브랜드인 길리안을 인수했고, 일본 롯데는 2010년 폴란드 제과 회사 베델을 인수했다.

신 회장은 "한·일 롯데가 긴밀하게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이 돼 달라"며 "해외 매출 1조원이 넘는 다양한 메가 브랜드 육성에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신 회장은 코로나로 중단됐던 해외 출장을 2022년부터 재개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단순 기업의 해외 진출 확대를 넘어 롯데의 대표 브랜드 상품을 메가 브랜드로 키우고, 나아가 해외 현지에 '롯데'라는 브랜드 중심의 인식을 심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중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도 유럽 시장 개척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이 실장은 프랑스 파리 올림픽 기간 파리의 코리아하우스 개관식에 참석해 현장을 둘러보고 현안을 챙겼다. 이 실장은 CJ제일제당의 해외 영토 확장과 신사업 발굴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국내 식품 대기업의 오너일가가 유럽 현장에 직접 나서면서 K-푸드의 신영토 확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동안 유럽은 K-푸드 불모지로 여겨졌지만, 한류의 인기로 한국 문화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국내 식품기업의 유럽 진출에도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실제 유럽 수출액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해 1~7월 유럽연합(EU)와 영국에 대한 농림수산식품 수출액은 5억4170만달러(약 7257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억1340만달러, 약 5537억원) 대비 31% 증가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라면과 과자, 즉석식품, 조미 김 등이 꼽힌다. 한류 열풍과 더불어 코로나 이후 간편식의 수요 증가, 편의성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가 영향이 미친 걸로 풀이된다. 특히 라면은 올해 최대 수출국 상위 5위권에 네덜란드와 영국이 각각 3위, 5위에 올랐다.

국내 라면업계는 유럽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양식품은 네덜란드에 유럽 판매법인 설립을 진행 중이다. 농심은 프랑스 유통업체에 라면과 스낵 등 주요 제품을 입점하고, 하반기 독일·덴마트 등 입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착공 예정인 녹산 수출공장은 유럽 시장 확대의 발판이 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역시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유럽 진출 확대에 나선다. CJ제일제당은 지난 6월 프랑스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현재 헝가리 생산법인을 통해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프랑스 법인을 중심으로 헝가리 생산법인은 현지 제품 공급, 2018년 인수한 독일 냉동식품업체 마인프로스트는 유럽 생산·연구개발의 기지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비고 만두는 유럽 시장에서 K-만두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현지 유통 채널의 입점을 늘린 결과 비비고 만두의 시장 점유율이 각각 48%, 39%로 1위 지위를 확보했고, 영국과 벨기에 등에서도 현지 유통 채널을 늘려나가는 상황이다.

김치 1위 수출기업인 대상은 폴란드에 내년 준공을 목표로 김치 공장을 설립 중이다. 폴란드 크라쿠프 공장은 2030년까지 연간 3000톤 이상의 김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유럽 시장에서 김치의 주요 수출국은 네덜란드와 영국으로, 각각 3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해 서유럽 신규 국가에서 대형 유통채널 진출을 가속화하고, 이를 발판 삼아 향후 유럽 전역으로 뻗어 나갈 계획"이라며 "만두를 넘어 치킨, 가공밥, 소스, 김치 등을 선보이며 유럽 내 K-푸드 저변 확대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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