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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특수선 양강' 갈등···한화오션-HD현대重 입장 극명(종합)

산업 중공업·방산

'특수선 양강' 갈등···한화오션-HD현대重 입장 극명(종합)

등록 2024.03.05 14:53

수정 2024.03.05 16:41

전소연

  기자

5일 HD현대중공업 고발 관련 기자회견 개최한화오션 "현중 임원 개입 사실 명백히 있어"독점 시장 구조 반박···"수주 잔량부터 달라"

한화오션은 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화빌딩에서 HD현대중공업의 기밀 탈취 경과 및 고발장 제출과 관련한 입장을 담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스웨이 전소연 기자한화오션은 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화빌딩에서 HD현대중공업의 기밀 탈취 경과 및 고발장 제출과 관련한 입장을 담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이번 사안은 함정과 관련한 국방 사업의 신뢰가 중대한 사안입니다. 따라서 꼬리 자르기 식의 은폐 시도에 대해 정부가 면죄부를 제공해서는 안 되며, 불법 행위에 상응하는 후속 조치가 있어야만 방산업계에서 동일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화오션은 5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화빌딩에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밀 유출과 관련, HD현대중공업을 대상으로 낸 고발장 제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설명회는 방위사업청이 지난달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제한을 면제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설명회는 HD현대중공업의 대표와 임원에 대한 경찰의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구승모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변호사, 정원 율촌 법무법인 변호사, 배선태 한화오션 특수선영업담당 수석이 배석했다.

먼저 구승모 한화오션 사내 변호사는 이번 회견이 방사청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HD현대중공업이 수년간 조직적으로 군사 기밀을 불법 취득하고, 비인가 서버에 불법으로 보관·공유한 것은 심각한 불법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상응하는 조치 없이 사업이 수행된다면 이는 공정성 상실뿐만 아니라 국가 비밀 방산 기술 자체 유출로 인해 국가 안보에도 중대한 지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한화오션은 이러한 불법행위의 반복 근절과 방산 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이날 HD현대중공업의 기밀 탈취는 임원의 계획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화오션 측은 "통상 비인가 서버에 설치를 할 경우 기무사에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반면, HD현대중공업은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허가받지 않은 서버 이용 행위는 그 자체로 보안 사고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러한 중대한 위반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임원의 계획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화오션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군사안보지원사령부 특별사법경찰의 피의자 신문조서도 공개했다. 조서에는 '피의자가 군사비밀 자료를 열람하고 동영상 촬영하여 활용한 것에 대해 상급자들이 다 알고있던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에 '예, 맞습니다'라는 답이 적혀져 있었다.

이어 '그 사항에 대해 상급자들이 그래서 결재도 한 것 맞느냐'에 대한 질문에도 맞다는 답변이 나왔다.

다만 한화오션은 이 같은 자료는 시기상 방사청에 전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구 변호사는 "국방부 검찰단에서 기록 인수를 열람해 전달해 준 시점이 계약심의회가 열리기 전날이었다"며 "상황을 전달하고자 시도는 했지만, 전달 하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독점구조 형성에 관해서는 "HD현대중공업은 법적으로 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소송으로 다툴 것"이라며 "함정 시장 구조상 1년에 입찰이 한 건 내지 두 건밖에 없기 때문에 웬만한 입찰은 다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쟁사의 수주 잔량은 13척이며, 마지막 인도 시점도 2028년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한화오션의 수주 잔량은 울산급 배치Ⅲ 5·6번함을 포함해 총 3척이기 때문에 수주잔고만 비교해도 독점 구조가 성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지난 201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개념설계 자료를 내부로 유출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은 뒤, 지난해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오는 2025년까지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서 1.8점의 감점을 적용받게 됐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은 1.8점의 보안 점수 감점은 과도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내비쳤다. 특히 방사청이 2019년 9월 국무조정실과 국민권익위원회의 개선 권고로 보안 사고 감점 기준을 일부 완화했지만, 2년 만에 세 차례나 기준이 개정돼 강화된 기준 감점이 HD현대중공업에만 소급 적용됐다고 밝혔다.

이에 방사청은 지난달 27일 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 제한을 심의했다. 방사청은 최종적으로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 제한을 면제하고 제재 심의를 '행정지도'로 의결했다.

한화오션은 KDDX 개념설계 유출 등과 관련, HD현대중공업의 임원이 개입된 사실을 수사해 처벌을 촉구하는 고발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지난 4일 제출했다.

한화오션은 끝으로 "경쟁 계약을 통해 KDDX 사업이 진행되면 경쟁에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이와 관련해 "한화오션이 최근 HD현대중공업을 고발하며 내세운 근거는 이해하기 어려운 억지 주장에 불과하며, 임원 개입 여부 등 한화오션이 문제 제기한 사안은 이미 사법부의 판결과 방사청의 두 차레에 걸친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종결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오션이 설명회를 통해 발표한 내용은 정보공개법 위반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수사 기록과 판결문을 일방적으로 짜깁기하여 사실관계를 크게 왜곡하고 있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HD현대중공업은 앞으로도 그동안 축적한 함정 건조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출 확대에 기여하고 K-방산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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