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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적자 지속 SK 배터리 어떻길래

산업 에너지·화학 NW리포트

적자 지속 SK 배터리 어떻길래

등록 2024.04.25 08:54

수정 2024.04.30 11:08

김현호

,  

전소연

  기자

SK온, 1년 사이 부채만 6조원 넘게 증가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사업 재편 준비합병 등 포트폴리오 재조정 가능성 높아

"환경변화를 미리 읽고 계획을 정비하는 것은 일상적 경영활동으로 당연한 일인데 미리 잘 대비한 사업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영역이 있는 것도 사실"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4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창원 의장이 공식 석상에서 대외 메시지를 낸 건 지난해 12월 의장 선임 이후 140일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회의에는 장용호 SK㈜ CEO(최고경영자), 박상규 SK이노베이션 CEO 등 주요 계열사 CEO 20여 명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최창원 SK수팩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의장 취임 후 첫 대외 메시지를 내놨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최창원 SK수팩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의장 취임 후 첫 대외 메시지를 내놨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2023 CEO 세미나'에서 7년 만에 '서든데스(돌연사)'를 언급하자 바쁘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10개 계열사 CEO를 교체했고 신규 선임 임원은 전년 대비 63명 줄였다. 또 수펙스 임원들은 월 2회 금요일 휴무 사용도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금요 휴일을 반납했고 최 의장은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된 2000년 이후 24년 만에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켜 체질개선 고삐를 쥐고 있다.

최 의장이 언급한 '그렇지 못한 영역'은 배터리 사업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경쟁사보다 먼저 개발해 AI(인공지능) 시장의 메모리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했으나 SK온은 여전히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자회사가 돈을 벌지 못하니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재무 부담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업이익 내지 못한 SK온, 차입금 폭등


SK온은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 분할되면서 지난 2021년 10월 공식 출범했다. 10년 안에 업계 1위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고 당시 40기가와트시(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2030년 500GWh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조지아주 단독 공장 두 곳과 포드 및 현대차 합작 공장을 세워 미국에서만 현재 183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공장은 아직도 '돈 먹는 하마'에 그치고 있다. 포드와 투자금을 절반씩 분담해 세운 블루오벌SK는 SK이노베이션이 공시한 유상증자만 5차례나 이뤄졌다. 이곳은 지난 2022년 11월 5015억원을 주주배정 증자 방식으로 조달한 데 이어 작년에는 2월(1조1238억원)과 8월(9772억원), 12월(9090억원)에 총 세 번의 유상증자를, 올해 3월에도 689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증자를 단행했다. 총 4조2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적자 지속 SK 배터리 어떻길래 기사의 사진

공격적인 투자로 SK온도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1년 연결기준 166.9%에서 2022년에는 258%까지 치솟았고 작년에는 다시 190%로 줄었다. 1년 사이 부채가 6조원 이상 증가했으나 자본금이 유상증자 등으로 12조원 가까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부채비율은 여전히 LG에너지솔루션(86.4%), 삼성SDI(70.9%)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차입금은 급격하게 불어났다. 작년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7조4784억원, 회사채 및 장기차입금 8조원에 달했다. 2021년과 비교하면 각각 1398%, 102.5% 폭등한 수치다. 영업 현금흐름은 개선됐으나 작년에 마이너스(-) 1조5582억원을 기록했다.

흑자전환 약속도 미뤄지고 있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SK온의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으나 4분기에도 18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역대 최소치였으나 증권가에선 올해 1분기 다시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867억원을 포함한 영업적자 4231억원을 추정한다"며 "판가 하락과 미국 공장 라인 전환 등 판매량 감소가 동반되며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터리 일병 구하려다···SK이노베이션도 동반 휘청


돈을 벌지 못하는 자회사를 살리기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사업 재편을 준비 중이다. 앞서 박상규 사장은 지난 12일 열린 임직원과의 워크숍에서 "올 초 SK이노베이션 계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포트폴리오 점검에 나서고 있으며 방침이 마련되면 공유하는 자리를 갖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그룹은 SK온과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를 합병한 뒤 상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 '알짜배기'로 통하는 SK엔무브와 합병해 기업 성장세를 높이고 SK온의 투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SK이노베이션 박상규 총괄 사장이 3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개최된 'SK이노베이션 제1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SK이노베이션 박상규 총괄 사장이 3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개최된 'SK이노베이션 제1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엔무브는 그룹 내에서도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과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기업의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근 10년간 최대 5000억원에 그쳤으나 2021년 1조원을 돌파한 뒤 2022년에는 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업계에선 배터리 분리막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SK지오센트릭, SK인천석유화학 등도 사업 조정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다. 자회사 지분 일부를 매각해 SK온의 '투자 실탄'을 확보하는 방안이 주요 골자다.

SK온은 올해에도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월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예정된 설비투자(CAPEX) 집행 규모를 약 9조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 중 약 80%인 7조5000억원이 배터리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올해에도 배터리 사업에 막대한 투자금이 필요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재무건전성은 또다시 악회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의 지난해 말 부채 규모는 50조8000억원으로 2021년(29조9242억원) 대비 70% 증가했고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 부채는 14조5000억원에서 30조원 가까이 올랐다. 이는 SK온의 부채가 증가하면서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부채에도 덩달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대해 SK온 관계자는 "투자 상대국 정부의 대규모 정책지원금, 합작투자에 따른 투자금 분담, 공적신용수출기관 활용, AMPC등 다양한 재원 조달 루트를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S&P글로벌도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와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 여파다. S&P글로벌은 향후 전기차 배터리 매출과 수익성 부진이 최대 24개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SK온이 현재 상황이라면 2025년까지 적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달 말 제주도에서 이사회를 열고 각 계열사 CEO 및 사외이사들과 함께 회사의 전체적인 현안을 공유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그룹 기조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Rebalancing)인 만큼 이사회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무언가를 결정하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안들을 놓고 검토를 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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