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한투·OK·JC 등 '4파전'···업권 넘어선 경쟁 구도대규모 자본 확충 불가피, 최소 1조원 추산완전 자본잠식, 인수 후 추가 자본 투입 여부가 핵심
수 차례 무산됐던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매각이 보험사, 금융지주, 저축은행, 사모펀드(PE)가 총출동한 '4파전' 구도로 재편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금융당국의 높은 진입 장벽 속에서 손해보험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는 마지막 매물이라는 희소성에 더해, 예금보험공사의 자금 지원 확대 가능성이 전격 거론되면서 원매자들의 막판 눈치싸움이 치열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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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별손해보험 매각이 보험사, 금융지주, 저축은행, 사모펀드 등 4곳이 참여한 경쟁 구도로 재편
손해보험 라이선스 희소성과 예금보험공사 공적자금 지원 확대 가능성이 흥행 배경
이번 매각은 손해보험업 신규 진입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유일한 기회로 평가
예별손해보험 1분기 기준 총자산 3조5494억원, 부채 4조368억원, 자본 -4874억원
경과조치 전 지급여력비율(K-ICS) -13.11%, 경과조치 후 -15.27%
예금보험공사 지원 규모 최대 1조2000억원까지 확대 검토, 필요한 공적자금 최소 1조원 이상으로 추산
한국투자금융지주, OK금융그룹, 흥국화재, JC플라워 등 4곳이 본입찰에 참여
각 원매자별 인수 목적과 전략 차별화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인수가격, 지원조건, 자본 확충 계획 등 본실사 이후 결정
예별손해보험은 MG손해보험 구조조정 과정에서 설립된 가교보험사
MG손보 매각은 다섯 차례 무산, 노조 반발 등으로 거래 불발 사례 존재
매각 무산 시 보험계약은 5개 손해보험사로 분산 이전될 예정
인수 이후 대규모 자본 확충과 자본의 질 관리가 핵심 변수
노조 리스크는 상당 부분 해소, 인수 여건 개선
복수 참여사 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협상, 필요시 수의계약 가능
올해 안에 매각 마무리 목표
보험 라이선스 희소성에 자금 지원 확대 기대···다시 불붙은 인수전
1일 금융권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예별손보 본입찰에 흥국화재, 한국투자금융지주, OK금융그룹, JC플라워 등 4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올해 초 예비입찰 당시 한투지주의 단독 입찰로 유찰됐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이번 인수전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손해보험업 신규 진입이 사실상 막혀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인허가 규제와 건전성 기준 강화로 신규 보험사 설립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형 손해보험사 매물도 드물어 예별손보는 '보험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기회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매물 자체보다 라이선스 가치가 원매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별손해보험은 MG손해보험 구조조정 과정에서 설립된 가교보험사다. MG손보는 지난 2022년 이후 다섯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지난해에는 메리츠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고용 안정과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조 반발로 거래가 최종 불발됐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MG손해보험의 자산과 부채를 이전받기 위해 100% 출자한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을 설립했다. 이후 적합한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매각을 추진하고 인수자가 없을 경우에는 보험계약을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손해보험사로 이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약이 여러 보험사로 분산 이전되면 전산과 인력, 회계 부담이 커지고 관리 책임도 복잡해질 수 있다"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성격이 다른 부실 계약을 별도로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매각 여건이 이전보다 개선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예금보험공사가 지원 규모를 기존 검토 수준인 7000억~8000억원에서 최대 1조2000억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매자들의 부담이 일부 완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기에 또 다른 손보 매물인 롯데손해보험은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구조상 자금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원매자들의 관심이 예별손보로 쏠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원 규모나 조건은 확인이 필요하지만 매각 방식이 일부 조정됐거나 자금 투입 구조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라이선스 확보가 필요한 금융사라면 충분히 검토할 만한 매물"이라고 말했다.
전과 비교하면 분위기도 달라졌다. 올해 초 예비입찰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JC플라워 등 3곳이 참여했지만 본입찰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만 남으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못했고 결국 매각은 무산됐다. 반면 이번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JC플라워가 다시 참여한 데 이어 OK금융그룹과 흥국화재까지 가세하면서 경쟁 구도가 확대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예비입찰이나 본입찰 참여 자체를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초기 입찰은 관심 표명 단계로 제한적인 정보만으로 참여가 가능해 실제 인수 의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거래 성사 여부는 본실사 이후 제시될 인수가격과 지원 조건, 자본 확충 계획 등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후보별 전략 제각각···성패 가를 변수는 '사후 자본확충'
후보들의 인수 목적도 뚜렷하게 갈린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그동안 KDB생명, 롯데손해보험,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보험사 매물을 꾸준히 검토하며 보험 포트폴리오 확대 의지를 보여왔다. 증권과 자산운용 중심 사업구조에서 안정적인 보험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OK금융그룹은 인수에 성공할 경우 손해보험 라이선스를 확보하며 저축은행 중심 사업구조를 종합금융그룹 체제로 확대할 수 있다. 최근 계열사인 OK캐피탈이 KB금융지주 등 5개 상장사 지분 일부를 처분한 것도 시장에서는 인수 자금 마련과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흥국화재 역시 유력 후보로 꼽힌다. 모회사인 태광그룹이 최근 적극적인 인수·합병(M&A)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손해보험사 추가 확보를 통한 외형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JC플라워는 금융사 구조조정 경험이 강점이다. 2015년 KT캐피탈과 두산캐피탈, 2016년 HK저축은행을 잇따라 인수한 뒤 통합해 애큐온캐피탈 중심의 지배구조를 구축했고 이후 자산 규모를 키운 뒤 2019년 베어링PEA(현 EQT프라이빗)에 약 6000억원에 매각하며 투자금을 성공적으로 회수했다. 이번에도 경영개선 이후 기업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는 전략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인수 이후 넘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예별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기준 총자산 3조5494억원, 부채 4조368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은 마이너스 4874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이며 경과조치 전 지급여력비율(K-ICS)은 -13.11%, 경과조치 후에도 -15.27%에 불과하다. 인수 이후 대규모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며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은 최소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내년부터 기본자본 K-ICS 비율 규제가 도입되는 만큼 자본의 질까지 관리해야 한다. 결국 인수 가격보다 인수 이후 얼마나 추가 자본을 투입할 수 있는지가 최종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라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무 상태만 보면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지만 손해보험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기존부터 보험업 진출을 검토해온 금융사일수록 일정 수준의 부실을 감안하고 접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노조 이슈가 큰 변수였지만 현재는 관련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돼 인수 여건은 이전보다 개선된 측면이 있다"며 "이번에도 매각이 무산될 경우 계약이 여러 보험사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거래가 성사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기존 MG손해보험은 규모가 컸지만 일부 계약을 정리해 예별손해보험으로 분리하면서 조직과 계약 규모를 줄였다"며 "덩어리를 줄여 매각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절차와 관련해서는 "복수의 참여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필요할 경우 수의계약 방식도 가능하다"며 "올해 안에 매각을 최대한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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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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