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매출액 58억달러·영업익 1억달러 넘어납품업체 갈등 장기화에도 신기록 경신 지속中企 '동반성장 효과'···대만으로 판로 확대도
쿠팡이 9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2분기 매출액 58억3788만달러(약 7조6749억원·환율 1314.68원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억4764만달러(약 1940억원)로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치다.
이는 대형 납품업체와 갈등이 길어지는 가운데 거듭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납품가를 두고 이견을 보이다 사이가 틀어졌다. 이후 9개월여간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초 CJ제일제당이 대형 이커머스 판로 유지를 위해 한걸음 뒤로 물러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런데 CJ제일제당은 쿠팡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자세를 낮추는 대신 다른 대형 유통업체들과 협업하는 방안을 택했다.
CJ제일제당은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 출시 행사, 컬리 푸드 페스타 등에서 부스를 차려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아울러 SSG닷컴·G마켓·네이버·11번가·티몬 등과 프로모션을 펼치며 다양한 판로를 구축했다.
그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던 쿠팡도 '중소·중견 협력사'를 앞세워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실제 쿠팡이 올해 1~5월 식품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견기업 즉석밥 제품은 최고 50배, 중소기업 제품은 최고 100배 이상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즉석밥 카테고리뿐만 아니라 사업 전반에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최근 본격화한 풀필먼트 서비스(FLC) '로켓그로스'는 김범석 의장이 강조하는 동반성장의 '선봉장' 격이라고 볼 수 있다. 로켓배송 기회가 없던 중소기업들이 로켓그로스를 통해 쿠팡의 풀필먼트 물류망을 이용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
로켓그로스는 오픈마켓(마켓플레이스) 판매자가 쿠팡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만 하면 보관·재고관리·포장·배송·반품을 모두 쿠팡이 담당하는 서비스다. 로켓그로스를 이용하면 일반 판매자의 상품도 로켓배송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로켓그로스를 통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 늘었다. 이는 1분기 매출액의 7%, 전체 제품 판매량의 4% 수준이다.
김 의장은 "로켓그로스는 전체 비즈니스 성장률보다 2배 이상 성장 속도가 빠르다"며 "특히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쿠팡의 물류망 시설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중소기업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나아가 중소·중견기업의 판로를 해외로 넓혀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진출한 대만 시장에서 수백만개 이상의 한국 제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70%는 한국 중소기업의 제품으로 나타났다.
쿠팡이 회사의 강점인 로켓배송을 효과적으로 선보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 대만에 진출했다. 대만은 'K-푸드' 등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은 데다, 인구밀도가 높고 도시 거주자가 많아 로켓배송을 선보이기 최적화된 국가라 할 수 있다.
대만으로 배송되는 로켓직구 상품의 90%는 한국에서 직배송되고 제품 수도 수백만종에 달한다. 쿠팡은 대만에서 690타이완달러(한하 약 3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 주문 직후 대만행 첫 비행편으로 상품을 발송해 1~2일 내 주문 상품을 받을 수 있다. 현지 로켓배송은 한국과 유사한 형태로 490타이완달러(한화 약 2만2000원) 이상이면 익일 무료 배송하고 있다.
쿠팡이 대만에 로켓배송·로켓직구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이식하자 중소·중견기업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쿠팡을 발판 삼아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기 시작했다. 쿠팡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대만에 진출한 지 1년도 안 돼 최대 10배에 이르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의 대만 수출금액은 지난해 2분기 23억달러에서 올 2분기 14억9000만달러로 35% 쪼그라들었다. 이 상황에서 대만에 진출한 쿠팡은 지난 2분기 대만 현지 쇼핑 앱 '쇼피(Shopee)'와 '모모(Momo)' 등을 제치고 전체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고객이 증가하자 한국 중소기업들의 판매량도 덩달아 늘었다.
뷰티 제조업체 '지피클럽'은 올 1~7월까지 쿠팡 대만을 통한 매출성장률이 지난해 대비 10배에 이르고 있다. 티젠 농업회사 법인도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2배가 늘었고 제품 판매량은 3배 이상 증가했다.
초창기 쿠팡 대만 앱에서는 '새우깡'이나 '신라면' 같은 한국 대표 상품들이 인기를 끌었지만, 고객 저변이 확대되며 인기를 누리는 카테고리도 늘고 있다는 평가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대만 로켓배송은 론칭 후 10개월 간 한국의 로켓배송이 처음 10개월 동안 성장했던 것보다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대만 시장에 높은 수준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관련태그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