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9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본점 부산 이전과 관련해 했던 얘기다. 직원들이 부산에 왜 가야하는지 의구심을 갖고 있고 이는 타당성이 있다며 직원들과의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100일 이상이 더 흘렀지만 강 회장의 행보를 보면 소통보단 불통에 가깝다.
물론 강 회장 역시 직원들과 얘기할 수 있는 자리를 안 만들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강 회장도 두차례의 설명회 자리를 가지려고 했지만 직원들의 반발로 두번 모두 불발됐다. 직원들이 설명회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은 '산업은행의 부산이전'을 전제로 한 설명회였다는 이유에서다.
산업은행 노조 및 직원들은 강 회장 취임 당시부터 지금까지 매일 아침 본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오늘로 309일째다. 그러나 강 회장이 집회로 찾아온 횟수는 단 한차례도 없다. 직원들과 진정한 소통을 원하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강 회장은 얼마 전 산업은행 노조에서 노사 공동으로 이전타당성을 검토하는 TF를 구성하자는 제안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 회장의 불통 속 부산행 강행에 지친 직원들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의 예년 퇴사 인원은 1년 간 40여명에도 못 미쳤다고 한다. 하지만 작년에만 100명 가까이 나갔고 올해도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올해 자발적 퇴사자가 1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매월 10명 가량 이탈하는 직원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탈 직원들의 대부분은 경력 10년, 11년차의 과차장급이라는 전언이다. 그야말로 기업 내 허리 역할을 하는 실무자급 주요 인력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산업은행 본점 이전 추진은 타당성도, 사회적 공감대도, 소통도 결여됐다. 현재 산업은행 이전 추진은 단지 '국정과제'라는 이유 말고는 없다. 강 회장은 '국정과제'를 추진해야하는 정책금융기관의 '장'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산업은행 직원들을 대변하고 책임지는 '회장'이기도 하다. 직원들의 고충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강 회장은 12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부산상공회의소가 주최한 부산경제포럼 자리를 통해 "동남권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면서도 산업은행의 경쟁력 훼손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 갈등 속에서 이전이 아니라 축복받는 이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의 말처럼 '축복받는 이전'이 되려면 정치적 논리에 휩쓸릴 것이 아니라 명백한 타당성과 직원들의 납득이 우선이다. 지금처럼 직원조차 설득하지 못한채 이전을 강행한다면 모든 사람의 축복 속에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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