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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금호석유화학, 올해 '3세 경영' 본격화···ESG·신사업에 달렸다

ESG경영 ESG일반

금호석유화학, 올해 '3세 경영' 본격화···ESG·신사업에 달렸다

등록 2023.03.28 07:30

김다정

  기자

박준경 사장, 작년 12월 승진···사실상 경영권 분쟁 종식건전한 지배구조 구축···"ESG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수익성 개선은 과제···석화 外 신성장동력 확보 관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3세 경영' 신호탄을 쏜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은 올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경영권 분쟁이 정리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가운데 업황 부진이라는 새로운 위기를 맞닥뜨리면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하는 상황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사장은 지난해 12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 일선에 나섰다.

오너 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금호석유화학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을 비롯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측면에서는 탁월한 성과를 낸 반면, 수익성 측면에서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는 지난 2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작년에는 ESG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다"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결정해 독립된 의사 결정권을 지닌 이사회 중심 경영 환경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실적과 관련해서는 "2022년은 높은 물가 상승률, 가파른 금리 인상, 경기침체 등에 대외 경영 환경이 더 어려워진 한 해였다"며 "올해도 대내외적으로 쉽지 않은 영업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박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개인 최대주주(8.87%)로 있는 점이 분란의 씨앗이 돼 경영권 분쟁에 시달렸다. 이후 지난해 7월 박준경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압도적 지지를 얻어 통과하면서 2년 여간 이어진 '조카의 난'은 종결 수순에 돌입했다.

기나긴 경영권 분쟁 끝에 이사회에 새로 합류한 박 사장은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건전한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ㅡ.

특히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주요 위원회를 100% 사외이사로 구성해 독립성을 인정받았다. 이를 통해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주관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전년 대비 한 단계 오른 'BB등급'을 획득했다.

이에 더해 최근 현금배당, 자기주식 취득·소각의 방식으로 주주환원정책을 시행하며 주주들의 권익 향상에도 나서고 있다. 올해 금호석유화학의 자기주식 취득 금액과 배당총액을 합산하면 총 2464억원이다. 이는 주주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삼는 박 사장의 결단이라는 후문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 환경 속에서 적극적인 ESG 경영으로 새바람을 일으킨 박 사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마지막 퍼즐은 '실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석유화학 사업의 성장성과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신성장동력 확보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석유화학' 한우물만 판 금호석유화학이 박 사장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에서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사장은 한때 금호석유화학의 황금기를 견인한 NB 라텍스 생산 확대를 주도하며 뛰어난 경영 감각을 선보였다. 영업본부장 시절 2560억원 규모 생산 설비 확대를 추진했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NB라텍스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호황도 잠시, 곧이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주력 사업인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부문이 글로벌 수요 위축 위기에 빠지자 박 사장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6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감소한 수치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에도 업계 불황과 주요 제품 수요 하락 등으로 전년 대비 52% 떨어진 1조1474억원을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경쟁사 대비 사업이 석유화학부문에 집중된 탓에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 등 경쟁사들이 각각 배터리와 태양광 등 사업 다변화에 성공하면서 업황 침체 속 상대적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에는 롯데케미칼도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사업구조 다각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박준경 사장이 미래 먹거리로 꼽은 전기 자동차 관련 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 사업은 2020년 상업화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실적은 미미하다. CNT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300억원 미만으로, 전체 매출의 3%에 불과하다.

경쟁사들이 몇 십 년 전부터 선제 투자한 결실을 맺으면서 미래에 대비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빠르게 진행 중인 데 비하면 금호석유화학은 갈 길이 멀다는 진단이다. 게다가 후발 주자인 만큼 신속한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지난해 향후 5년간 신사업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이후 아직까지 구체적인 투자 소식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와 페놀체인 외에 제 3의 성장축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에 신성장 계획을 기대했다"며 "하지만 그 진행속도를 EAUS 신성장 게획을 본격 추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중장기 사업 전략에 따라 합성고무, 합성수지, 고무약품 등 사업에서 최상의 경쟁력을 갖춘 최적의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를 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동력 발굴과 ESG경영을 위해 온실가스감축, 친환경소재사업 등에 대해서도 사업 진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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