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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LG家 상속분쟁, 경영권 싸움으로 확대될까

산업 전기·전자

LG家 상속분쟁, 경영권 싸움으로 확대될까

등록 2023.03.13 15:16

이지숙

  기자

세 모녀 "상속과정 절차상 문제 바로잡아야"승소 시 세 모녀 지분 14.1%로 구 회장 앞서"LG '장자승계 전통' 새로운 정립 시기"

LG그룹에서 상속재산 관련 분쟁이 불거지며 향후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최대주주 지위가 변동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주회사 (주)LG 지분을 둔 양측간 갈등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만큼 상속지분을 둔 줄다리기는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내 상속지분에 대한 갈등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7월 구광모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식씨와 여동생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는 구 회장에게 처음으로 내용증명 서류를 보냈다.

이후 세 모녀는 구 회장을 상대로 지난달 말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며 LG그룹은 지난 10일 입장문을 통해 "재산분할을 요구하며 LG 전통과 경영권을 흔드는 건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가족 화합' 언급했으나···최대주주 변동 태풍 부나

세 모녀 측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고로스 측은 상속회복청구 소송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자 "이번 소송은 경영권 분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가족 간의 화합을 위해 상속과정에서 있었던 절차상의 문제를 이제라도 바로잡기 위해 제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家 상속분쟁, 경영권 싸움으로 확대될까 기사의 사진

LG그룹도 구광모 회장이 그동안 가족과 가문의 화합을 위해 최대한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구본무 전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이다. 구본무 전 회장은 1994년 사고로 외아들을 잃자 2004년 구광모 회장을 양자로 입적했다.

지금까지 외부로 드러난 양 측의 입장을 살펴보면 갈등은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세 모녀 측은 유언장 존재 여부 등을 문제 삼으며 구본무 전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을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LG그룹 오너가의 지주사 지분 소유 현황을 살펴보면 구광모 회장 15.95%, 구본식 LT그룹 회장 4.48%, 김영식 여사 4.20%,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3.05%, 구연경 대표 2.92%, 구본준 LX그룹 회장 2.04%, 구연수씨 0.72% 순이다.

만약 세 모녀가 상속회복청구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LG 지분율은 요동치게 된다. 통상적인 법정 상속 비율은 배우자 1.5대 자녀 1인당 1의 비율이다.

이 경우 구광모 회장의 지분은 15.95%에서 9.70%로 줄어들며 김영식 여사의 지분은 7.96%, 구연경 대표 3.42%, 구연수씨는 2.72%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구광모 회장과 친부인 구본능 회장의 지분 합은 12.75%, 세 모녀의 지분은 14.1%가 되는 것이다.

구광모호 위기···"소송 장기전 가능성, 기업이미지 훼손"
2019년 취임 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 LG그룹을 미래 먹거리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변화시킨 구광모 회장은 취임 후 첫 위기를 맞았다.

소송의 쟁점은 5년 전 당시 상속인 간 합의가 얼마나 적법하게 이뤄졌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산 상속 때 상속자 간 합의는 유언장이나 법정 상속분보다 우선시되나 그 과정에서 사기 등 취소사유가 있다면 합의 무효 주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가족 간 분쟁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기업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LG는 70여년 동안 기업을 운영해오며 LIG, LB, 아워홈, LS, GS 등으로 계열분리됐으나 그동안 단 한번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지 않아 '아름다운 이별'로 주목받았다.

단 재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경영권 분쟁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해당 이슈가 LG그룹의 경영권 분쟁 이슈로까지는 연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소송에 승소할 경우에도 세 모녀가 보유한 지분은 경영권을 흔들 수 있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단, '인화의 LG'라는 이미지가 훼손되고 '장자승계'를 중요시하던 가풍이 깨진 점은 리스크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자승계를 중심으로 분쟁 없이 이뤄졌던 가족경영, 친족경영이 새로운 정립의 시기를 맞이했다는 분석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요해진 가운데 오너일가의 소송이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수 가능성도 존재한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송에 승소하면 세 모녀의 지분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순 있으나 김 여사의 나이가 고령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LG의 경영권을 욕심 낸다기 보다는 경제적인 보상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소송이 빠른 시일 내에 결론 맺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이 같은 상황은 그동안 경영권 분쟁 없이 안정적으로 승계되던 기업의 전통을 훼손했다는 점에서 기업의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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