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 인천 7℃

  • 백령 6℃

  • 춘천 8℃

  • 강릉 12℃

  • 청주 12℃

  • 수원 12℃

  • 안동 12℃

  • 울릉도 12℃

  • 독도 12℃

  • 대전 12℃

  • 전주 14℃

  • 광주 12℃

  • 목포 13℃

  • 여수 13℃

  • 대구 13℃

  • 울산 13℃

  • 창원 13℃

  • 부산 15℃

  • 제주 15℃

경영자문 'DB 창업회장' 김준기, 9개월 급여로 18억 챙겼다

경영자문 'DB 창업회장' 김준기, 9개월 급여로 18억 챙겼다

등록 2022.03.23 15:47

수정 2022.03.23 17:02

이지숙

  기자

'미등기' 김준기, 상여 없이 급여만 18억4500만원 받아 급여 기준 김남호 회장·최창식 부회장보다 많은 금액성추행 물의 빚고 물러났으나 DB하이텍·DB Inc 복귀DB "DB하이텍 성공에 결정적 역할···높은 안목으로 도움""권한과 책임 불일치···미등기 임원으로 권한 행사하는 것"

경영자문 'DB 창업회장' 김준기, 9개월 급여로 18억 챙겼다 기사의 사진

DB하이텍 '경영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김준기(78) DB 창업회장이 경영진 중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추행 물의를 빚고 DB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3년 6개월만에 DB하이텍으로 복귀한 김 회장이 경영자문 역할에 고액의 연봉까지 챙겨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임원 선임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23일 DB하이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창업회장은 지난해 보수로 18억45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최창식 대표이사 부회장 29억1200만원, 김남호 DB 회장 27억5200만원 다음으로 많은 금액이다. DB하이텍은 보수지급금액 5억원 이상 상위 5명에는 3명만이 이름을 올렸다.

단, 18억4500만원의 보수는 김 창업회장이 지난해 4월 미등기 임원으로 선임된 후 책정된 금액으로 9개월분이다.

순수 급여로만 계산했을 때에는 김 창업회장이 지난해 DB하이텍에서 가장 많은 급여를 받았다. 김 창업회장의 보수는 상여 없이 급여로만 18억4500만원이 책정됐기 때문이다.

최 부회장은 급여 4억2000만원, 상여 24억9100만원을 받았으며 김 회장은 급여 12억원, 상여 15억5100만원을 수령했다.

월 급여액으로 환산할 경우 최 부회장은 3500만원, 김 회장은 1억원, 김 창업회장은 2억500만원을 받은 셈이다. 경영자문으로 근무하고 있는 임원의 급여가 회장 보다 두 배, 대표이사 대비 486% 높게 책정된 것이다.

반대로 업무와 역할을 따져 봤을 땐 자문역을 맡고 있는 김 창업회장의 급여가 상대적으로 많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 부회장은 DB하이텍에서 대표이사와 CTO(최고기술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으며 김 회장도 그룹 수장으로 DB하이텍의 경영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군다나 김 창업회장은 김남호 회장이 회장직을 물려 받은 이후 경영에 복귀해 아들을 서포트해주는 역할에 한정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오히려 경영을 총괄하는 회장 보다 급여가 많아 '자문'의 무게를 실감케 했다는 평가다.

김 창업회장은 2016년 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자신의 별장에서 일한 가사 도우미를 성추행하고 2017년 2~7월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질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에 체류하던 김 전 회장은 2년 동안 귀국하지 않으며 수사를 피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 사이 아들인 김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 올랐으며 3년 6개월간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 있던 김 창업회장은 회장직이 승계된 후 지난 3월 DB아이앤씨, 4월 DB하이텍 미등기임원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김 창업회장이 적자 반도체 회사였던 DB하이텍을 뚝심있게 키워온 점은 인정되나 그룹 캐시카우로 성장한 회사 미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고액연봉을 받아간 점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군다나 이는 재계 트렌드로 자리잡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도 맞지 않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탄소 중립 등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일 역시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홍순탁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위원장(회계사)은 "기업의 급여 책정은 외부에서 알수 없는 사정이 있을 수 있으나 오너가가 과도한 급여를 받아가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이 경우는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라고 보인다. 급여를 보면 권한을 행사하는 위치라고 보여지는데 등기임원의 책임없이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DB 측은 "김 창업회장은 국내 최초로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어 회사가 큰 적자에 시달릴 당시 사재 4000억원을 출연해 회사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는 등 오늘날 DB하이텍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반도체 사업 경험과 안목을 바탕으로 최근 파운드리 업계의 격변과 위기 상황에서 회사 경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