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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 흑전 실패 IPO 위기 놓이자 서둘러 ‘배달 서비스’ 신사업 카드

티몬, 흑전 실패 IPO 위기 놓이자 서둘러 ‘배달 서비스’ 신사업 카드

등록 2021.05.04 09:36

수정 2021.05.04 14:31

김민지

  기자

매출 역성장에 성장성 입증 어려워져 IPO 걸림돌배달 시장 진출 ‘성장동력’ 앞세워 몸집 불리기 전략재무 악화 속 매력도 끌어 올려 ‘매각 선회’ 시각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티몬이 지난해 확신했던 흑자전환에 실패하면서 추진하고 있는 ‘테슬라 상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티몬의 궁극적인 목표는 매각이다. 사모펀드 등 대주주들의 엑시트(자금회수) 시점이 지났는데 매각이 성사되지 않자,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업권의 특성상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 이른바 '테슬라법' 상장을 노리고 있다. 테슬라법의 핵심은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지난해 목표가 흑자 전환이었는데 실패하고 매출마저 쪼그라들자, 다급해진 티몬은 신사업 카드를 내밀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배달앱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 들겠다는 것.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최근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채용공고를 내고 인력을 모집하는 중이다. 현재 티몬 채용 사이트에서는 2년 이상 경력을 가진 배달 서비스 기획·운영 담당자를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비스 시작 시점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 하반기 중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티몬은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성이 입증된다면 코스닥 입성을 허용해주는 테슬라 상장을 검토 중이다. 상장을 앞두고 수익성 개선 전략을 펴면서 적자 규모를 15.4% 줄이는 데는 성공했으나, 계획했던 연간 흑자 전환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흑자 전환으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상장까지 성공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던 티몬이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

매출이 줄어든 것도 티몬에는 불리하다. 별도 기준 티몬의 지난해 매출액은 12% 줄어든 1512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매출액은 2016년 2036억 원, 2017년 3562억 원, 2018년 4972억 원, 2019년 1722억 원, 2020년 151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부터 매출이 쪼그라든 이유는 ‘슈퍼마트’를 정리한 탓이 컸다. 티몬은 2015년 직매입 사업 ‘슈퍼마트’를 도입해 몸집을 불렸으나, 2019년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펴면서 이 사업을 접었다.

업계에서는 티몬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매출 탓에 성장성 입증이 어려워지자, 배달 서비스를 ‘성장동력’으로 내세워 IPO를 성공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배달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통계청이 추산하는 지난해 배달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17조38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6%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치다. 이 가운데 모바일 주문은 16조5197억 원으로 전체의 96.4%를 차지했다.

앞서 시장에 진출한 ‘쿠팡이츠’와 ‘위메프오’는 점유율 확대에 힘쓰고 있다. 쿠팡은 단건 배달과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앞세세우고 위메프오는 지자체와 협력하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서서히 입지를 넓히는 모양새다. 뒤늦게 뛰어들어도 자금을 얼마만큼 투입하느냐, 어떤 전략을 펼치느냐에 따라 충분히 점유율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티몬도 배달업계의 매서운 성장세에 올라타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배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티몬이 얼마만큼 경쟁사 대비 차별화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본다.

반면 티몬의 배달 서비스 인력 채용 공고가 이달 말 마무리되고, 인력 채용만으로는 사업에 당장 뛰어들 수는 없는 만큼 연내에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선보이기엔 무리가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티몬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는 만큼 사업을 본격적으로 한다기보단, 상장을 위한 도구로 일단 내보여주는 것에 불과한 게 아니냐는 말이다.

일각에서는 티몬의 IPO가 불확실해지자 다시 매각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매출액이 1700억 원대로 줄어든 데다, 자본잠식도 해소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티몬은 2016년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데 지난해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6190억 원에 달한다. 올해 30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지만, 자본잠식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티몬의 재무 상황을 봤을 때 자금을 투입할만한 여력이 부족한데 배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IPO로 전략으로 간다는 것도 의문”이라면서 “IPO가 어렵다면 매각으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있고 매력적인 매물로 보이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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