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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포스트 롯데’ 과제는···日 영향력 줄이기

[신격호 별세]신동빈의 ’포스트 롯데’ 과제는···日 영향력 줄이기

등록 2020.01.21 17:30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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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지주사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해야유통·화학 등 주력사업 실적 회복도 관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지난 19일 세상을 떠나면서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포스트 롯데’ 시대가 본격화 했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 50년간 롯데를 국내 재계 5위의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뒤를 잇는 신 회장은 다음 50년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신동빈 회장이 당면한 최대 과제 중 하나는 일본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여러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는 국내에서 여전히 ‘일본기업’으로 낙인 찍혀 있다는 점이다. 신 회장은 수 차례 롯데그룹이 한국 기업이라고 해명해왔지만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롯데를 ‘일본 기업’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 롯데가 일본 영향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호텔롯데 상장이 가장 시급하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11.04%), 롯데물산(31.13%), 롯데제과(2.11%), 롯데푸드(8.91%), 롯데칠성음료(5.83%), 롯데지알에서(18.77%), 롯데쇼핑(8.86%), 롯데케미칼(0.72%), 롯데알미늄(38.23%), 롯데건설(43.07%), 롯데상사(4.64%), 대홍기획(20.0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그룹의 실질적 ‘지주사’다. 이 호텔롯데의 지분을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가 거의 100%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호텔롯데를 상장해야만 일본 주주 지분을 희석하고 일본롯데에서 완전히 독립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경영 비리, 면세점 특혜 등으로 재판을 받던 신 회장의 형량이 확정된 데 이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유지 결정이 나면서 호텔롯데 상장 작업을 재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재무통인 이봉철 롯데지주 사장을 호텔&서비스 BU장에 선임한 만큼 향후 호텔롯데 상장 작업을 가속화 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을 개선하는 것도 신 회장의 당면 과제다.

신 회장은 그룹 주력 사업이 모두 악화한 데 위기의식을 느끼고 지난해 10월 비상경영체제 전환을 선포한 바 있다.

유통사업 부진은 신 회장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미 2018년 온라인 매출 20조원 달성을 내걸고 대규모 투자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 그 사이 오프라인 부진이 이어지며 실적은 고꾸라졌다. 실제로 롯데쇼핑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은 13조30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해 예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3844억원으로 24.1%나 급감했다.

그룹의 새 주력 사업으로 대대적 투자를 벌이며 키우고 있는 화학 부문도 세계 경기 침체와 다운사이클 탓에 타격을 입었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7.9% 감소한 11조6965억원에 머물렀고, 영업이익은 9564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신 회장은 해외 사업 진출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롯데그룹은 유통, 식품, 화학 등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해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신 명예회장도 글로벌 사업을 강조하며 ‘롯데’라는 브랜드가 알려져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은 롯데에게 아주 중요하다. 베트남에서는 롯데마트, 롯데리아, 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등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진출해 빠르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얀마 역시 신 회장이 관심을 기울이는 시장이다. 롯데는 2012년 신 회장이 미얀마에 방문한 후 미얀마 사업을 본격화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현지 음료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웠고, 롯데호텔은 위탁경영 방식으로 양곤에서 호텔을 운영 중이며, 롯데제과는 지난해 현지 1위 제과기업 메이슨을 인수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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