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권 내줬지만 막판 뒤집기 성공국내 가전 3위 도약···글로벌 시장 발판재무구조 개선위한 자금력 확보는 숙제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유그룹은 동부대우전자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을 앞두고 있다. 매각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전날 대유그룹을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했다.
대유그룹은 지난해 동부대우전자 매각작업이 시작된 이후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는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 컨소시엄에 내줬다.
엔텍합은 동부대우전자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매각가에 대한 이견으로 최근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대유그룹이 뛰어들어 결국 최종 계약을 앞두게 됐다.
동부대우전자 FI들은 DB그룹이 보유한 지분을 포함해 동부대우전자 지분 100%를 매각할 예정이며 매각금액은 1000억원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한 인후 이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도 계획하고 있다.
대유그룹은 자동차 부품 업체인 대유에이텍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지난 2014년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만도를 인수하면서 가전업계에 발을 들였다.
위니아만도는 대유위니아로 이름을 바꾸고 김치냉장고 뿐만 아니라 냉장고, 전기밥솥, 에어컨,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딤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을 김치냉장고를 통해 올렸다.
또한 대유위니아의 내수 비중이 90%에 달할 정도로 국내 의존도가 높다. 대유그룹은 대유위니아를 인수한 뒤 글로벌 종합가전업체로 키우겠다는 목표였지만 여전히 국내 시장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동부대우전자는 국내 가전업계 3위라는 지위가 확고하고 매출의 8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을 정도로 해외 영업력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박영우 회장이 동부대우전자에 눈독을 들인 것도 대유위니아와의 시너지가 크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유위니아는 동부대우전자를 품에 안으면 상대적으로 빈약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시키는 한편 해외 영업망 확보를 통해 새로운 수출길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대유위니아의 자금력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대유위니아의 지난해 매출은 5000억원 수준으로 동부대우전자(1조5000억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대유그룹이 동부대우전자의 인수 주체를 대유위니아가 아닌 대유홀딩스라고 못 박은 점도 이같은 자금력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유위니아는 9일 “동부대우전자 인수는 대유위니아가 아닌 대유그룹 지주사 대유홀딩스가 진행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동부대우전자는 최종 계약이 체결될 때까지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특히 매각 주체가 FI들인 만큼 매각과 관련해 언급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최종 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동부대우전자에서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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