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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첫 ‘크런치 모드’ 산재 인정, 근로환경 개선될까?

게임업계 첫 ‘크런치 모드’ 산재 인정, 근로환경 개선될까?

등록 2017.08.05 09:30

수정 2017.08.05 10:39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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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출시 전 완성도 높이는 밤샘 작업업계 혹독한 노동 환경 지속 도마 위업계 전반 노동 관행, 인식 개선 필요

사진=넷마블게임즈(왼쪽), 엔씨소프트 제공사진=넷마블게임즈(왼쪽), 엔씨소프트 제공

게임업계에서 처음으로 크런치 모드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면서 다시 업계의 반복된 장기 근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크런치 모드는 게임 출시 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밤샘 작업을 반복하는 것을 일컫는 용어다. 야근과 혹독한 업무 강도, 일상적 수당 미지급 등을 대변하는 용어로도 쓰인다.

업계 일선에서는 게임 출시를 위해 크런치 모드의 일부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업계 전반의 노동 관행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넷마블 소속 자회사 넷마블네오에서 일하다 사망한 A씨의 유족이 낸 유족급여 청구를 지난 6월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상 재해’로 받아들여 승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게임업계에서 크런치 모드 등의 이유로 산재를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런치 모드는 게임 출시를 앞두고 직원들의 야근과 밤샘을 반복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마감 시한을 맞추기 위해 잠도 줄이고 숙식 등을 모두 회사에서 해결하는 등 초 장시간 노동을 일컫는다. 게임업계에서는 사실상 관행처럼 자리잡혀 있다.

크런치 모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에도 크런치 모드와 관련 논란이 벌어졌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위메이드 아이오에서 게임 출시일인 11월로 예정된 개발 완료 일정이 끝날때까지 연속해서 크런치 모드를 강제하는 근무계획을 하달했다. 언론들의 보도를 통해 크런치 모드 계획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파 만파로 확대되자 업무 계획을 취소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크런치 모드 등 게임업계 전반에 걸친 장기간의 노동과 관련 정부도 이미 나선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게임업체 12곳을 대상으로 기획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초과, 근무, 임금 체불 등이 빈발했다며 시정조치를 내렸다.

고용노동부는 게임업계의 장기간 근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산업협회 등 유관기관의 협의를 통해 자율적인 근로환경 개선 유도, 재정 지원 등을 병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업계에서 크런치 모드나 야근 문화가 완전히 사라지기에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 많다.

대형 게임사들의 경우 크런치 모드를 중단할 시 필요한 인력들을 추가로 채용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지만 중소 개발사들은 여력이 부족하다.

이번에 넷마블의 경우 직원들의 근로 복지 문제가 대두되자 1300여명 신규 채용 등의 개선책을 내놨지만 이는 그만큼 넷마블이 여력이 충분해서다. 넷마블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1위 업체다. 게임업체들의 영업비용 중 상당수는 인건비다. 중소형 게임사들의 추가 인력채용은 상당한 부담이다.

또 프로젝트 단위로 진행되는 게임 개발 특성상 크런치 모드 때에만 일시적으로 인원을 충원하기도 어렵다. 게임 개발 진행 과정을 이해하는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근로감독을 강화한다 하더라도 국내 게임사만 수백여개에 달해 전수 조사 등의 강력조치는 사실상 어렵다. 대기업들 혹은 문제가 됐던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정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노동 환경 개선에 나선다 하더라도 중소 게임사까지 확대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 출시 전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크런치 모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 인정하고 있지만 업계 전반의 노동 관행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게임업체 기획자는 “크런치 모드가 아니어도 야근을 밥 먹듯 한다. 습관적인 야근도 많고 일이 많아서 야근을 하는 경우도 많은편”이라며 “크런치 모드가 최근 문제시 됐지만 크런치 모드 자체의 문제라기 보단 야근이 일상인 업무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전했다.

다른 중소 게임업체 개발자는 “게임업체 직원들의 경우 이직률이 높은 편인데 이는 업계 전반에 걸친 불합리한 노동 관행, 인식 등이 많아서 생기는 문제”라며 “버틸때까지 버티다 이직 기회가 생기면 같은 업무 환경이라도 돈이라도 한 푼 더 받자는 생각에 회사를 옮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이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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