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그룹 ‘주지홍 밀어주기’를 보는 불편한 시선

사조그룹 ‘주지홍 밀어주기’를 보는 불편한 시선

등록 2016.11.16 07:05

차재서

  기자

주진우 회장, 가족기업 ‘사조시스템즈’ 지원 사조산업 최대주주에 사실상 지주사 역할까지 아들 경영권 승계에 유리한 구도 만들기 포석그룹 계열사까지도 오너家 후진적 관행에 동참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주지홍 사조해표 상무

사조그룹이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외부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일감몰아주기로 키워온 가족기업 ‘사조시스템즈’를 앞세워 무리한 편법승계에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은 장남 주지홍 상무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사조시스템즈의 영향력을 높여 경영권 승계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주진우 회장은 지난달 25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사조시스템즈에 사조산업 주식 25만주(지분율 5%)를 매각했다. 해당 거래로 총 23.75%의 지분을 확보한 사조시스템즈는 주 회장(14.94%)을 제치고 사조산업 최대주주가 됐고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올라 지주회사 역할까지도 맡아보게 됐다.

문제는 사조시스템즈가 오너일가의 가족기업이라는 점이다. 이 회사는 부동산 임대와 용역경비, 전산업무 용역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업체다. 2015년 감사보고서 기준 최대주주는 주지홍 상무(39.7%)이며 사조해표(16.0%), 주진우 회장(13.7%), 사조산업(10.0%)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즉 사조그룹은 지분 거래를 통해 ‘주지홍 상무→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주지홍 상무도 같은날 사조해표로부터 사조산업 주식 5만주(1%)를 매입해 지분율을 4.87%로 높였다. 사조시스템즈 지분을 포함하면 사조산업에 대한 직간접적인 보유지분은 28.62%에 달한다. 주지홍 상무는 사실상 최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사조그룹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성장한 사조시스템즈를 경영권 승계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진우 회장이 사조시스템즈를 지원한 정황은 수년에 걸쳐 나타난 바 있다. 주 회장은 지난해 8월에도 사조산업 주식 50만주를 사조시스템즈에 매각했고 그해 12월에는 사조인터내셔날과의 합병을 성사시키며 사조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지주사를 만들어냈다.

사조시스템즈는 이 과정을 거쳐 꾸준히 사조산업의 지분율을 끌어올렸고 최근 주진우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최대주주까지 오르게 됐다.

특히 사조시스템즈의 내부거래 비중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회사는 매출의 60% 정도를 사조해표와 사조산업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거둬들이는데 2012년(63억5939만원)과 2013년(70억2000만원)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90%를 웃돌기도 했다. 지난해 역시 매출 158억원 중 55% 수준인 약 86억원을 내부거래로부터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9년 약 182억원이던 자산도 지난해 1413억원으로 불과 6년 만에 8배 가까이 불어났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조기업이 가족기업으로 경영승계 발판을 마련하는 후진적 관행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주진우 회장이 상속세를 아끼기 위해 꼼수를 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흘러나온다.

여기에 사조그룹 계열사가 오너가의 편법승계에 동원되는 점도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주지홍 상무는 지난달 사조산업 지분을 매입할 당시 사조해표 지분 27억2844만원어치를 매각했는데 거래 대상이 바로 사조산업이었다.

그가 사조산업 지분 1%를 매입하는 데 사용한 금액이 30억5500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를 통해 재원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사조산업이 오너일가의 편법적 승계작업을 암묵적으로 도왔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주진우 회장이 가족기업 일감몰아주기로 경영승계에 유리한 구도를 만드는 재벌가의 세습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면서 “기업인으로서의 도덕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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