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사람보다 운전 10배 잘한다'···테슬라 FSD의 진짜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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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운전 10배 잘한다'···테슬라 FSD의 진짜 실력

등록 2026.04.28 17:59

권지용

  기자

쏘카, FSD 장착 신형 모델 구독 서비스 도입성수동 골목에서도 완벽 작동 인공지능 주행데이터와 대규모 플릿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는 최근 테슬라 감독형 FSD를 체험할 수 있는 모델 S·X를 운용하고 있다. 사진은 쏘카구독에 투입 중인 테슬라 모델 X. 사진=권지용 기자쏘카는 최근 테슬라 감독형 FSD를 체험할 수 있는 모델 S·X를 운용하고 있다. 사진은 쏘카구독에 투입 중인 테슬라 모델 X. 사진=권지용 기자

보행자와 배달 오토바이가 뒤섞여 운전자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면도로. 핸들에서 손을 떼자 테슬라가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감기 시작했다. 전후방과 측면 등에 장착된 8대의 카메라가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읽어내며 복잡한 골목길을 스르륵 빠져나갔다. 앞선 도로에 배달 상하차를 위해 정차한 택배차를 발견하자 테슬라는 수십 m 앞에서 좌측 차선으로 차를 스스로 옮긴 후 길을 나섰다. 숙련된 운전자가 핸들을 잡은 듯한 유연함이었다.

기자는 27일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를 통해 '테슬라 감독형 FSD(Full Self-Driving)' 자율주행 기술을 체험했다. 테슬라는 지난 3월 31일을 끝으로 모델 S와 X의 글로벌 신규 주문을 종료하면서 해당 차량은 단종됐다. 하지만 쏘카는 대규모 물량을 확보해 이를 주·월 단위 구독 서비스 '쏘카구독'으로 풀어냈다. 이번 도입한 차량은 2026년형 모델 S와 모델 X로, 900만원 상당 감독형 FSD 옵션(v14.1.4)이 활성화된 상태다.

시장 반응은 뜨겁다. 쏘카에 따르면 지난 3월 진행된 쏘카구독 모델 S·X 사전예약 10일 동안에만 2000여건의 신청이 몰렸다. 취득세나 선납금 등 초기 비용 없이 주 149만원, 월 399만원에 억대 플래그십 전기차와 최신 자율주행 기술을 내 차처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여기에 사이버트럭처럼 특수 목적 성격이 강한 모델을 제외하면, 해당 차량을 국내에서 개인이 직접 구매하거나 운용할 방법이 사실상 제한적이라는 점도 수요를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테슬라 감독형 FSD가 활성화된 계기판 모습. 사진=권지용 기자테슬라 감독형 FSD가 활성화된 계기판 모습. 사진=권지용 기자

이날 시승에서 확인한 FSD 성능은 룰 베이스 방식의 한계를 넘어선 모습이었다. 선행 차량이 없는 상황에서도 신호등과 정지선을 정확히 인식해 부드럽게 감속 후 정지했고, 신호가 바뀌자 지연 없이 재출발했다. 특히 복잡한 다차로 구간에서는 목적 경로를 유지하기 위해 사전에 차로를 정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예컨대 여러 갈래로 나뉘는 출구 구간에 진입하기 전부터 필요한 차로로 미리 이동해 불필요한 급차선 변경을 피했다.

이후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며 주변 차량 흐름에 맞춰 다시 원래 차로로 복귀하는 과정까지 매끄럽게 이어졌다. 차로 변경 시에도 급격한 조작 없이 곡선을 그리듯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에게도 이질감을 거의 주지 않았다.

비보호 좌회전이나 정차 중인 차량 추월처럼 정형화되지 않은 한국 도로 환경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스스로 경로를 재설정해 주행을 이어갔다. 박스나 리어카 등 도로 위 돌발 장애물 역시 충분한 거리에서 미리 인지하고 자연스럽게 회피했고, 전방에 저속 차량이 있을 경우에도 급작스럽지 않게 차로를 변경해 흐름에 맞춰 주행했다.

법규 준수 측면에서도 완성도가 높았다. 우회전 시 일시 정지 후 보행자 유무를 확인하고 출발하는 기본 원칙을 지켰고, 여러 개 차선을 가로질러야 하는 상황에서도 한 번에 진입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차선을 변경했다. 전반적으로 과하게 조심스럽지도, 그렇다고 공격적이지도 않은 균형 잡힌 주행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실제 숙련된 운전자가 핸들을 잡은 듯한 인상을 남겼다. 아울러 차량이 단순히 미리 입력된 값을 기계적으로 실행하는 수준을 넘어 눈(카메라)으로 인식한 실시간 환경에 맞춰 판단하고 대응하는 상황인지형 주행에 가깝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테슬라 모델 X 차량이 '감독형 FSD'로 구동 중인 모습. 전방에 서행 차량이 나타나자 스스로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선을 바꾸고 있다. 사진=권지용 기자테슬라 모델 X 차량이 '감독형 FSD'로 구동 중인 모습. 전방에 서행 차량이 나타나자 스스로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선을 바꾸고 있다. 사진=권지용 기자

쏘카의 테슬라 FSD 대량 도입 배경에는 단순한 차량 대여를 넘어 데이터 플랫폼으로의 확장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쏘카는 현재 전국 2만5000대 차량에 자체 텔레메틱스 단말기(STS)를 장착해 하루 약 110만km 규모 실주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수집된 영상을 AI 학습용으로 가공하는 중앙집중형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독자 구축한 점도 특징이다. 연간 4만건, 누적 22만건에 달하는 실제 사고 데이터는 시뮬레이션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쏘카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플릿과 데이터 수집 기능,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갖춘 사업자는 테슬라와 쏘카 정도"라며 "이번 테슬라 도입은 최신 이동 기술을 일상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자사 데이터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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