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 ‘암살’(감독 최동훈), ‘베테랑’(감독 류승완)이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화려하게 수놓았다. 쌍천만 감독, 배우라는 수식어는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니었다.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성과를 거둔 한 해였기에 내년을 바라보는 영화계의 소감과 각오는 남다르다.
2016년은 다양한 장르 영화가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1년 내내 관객의 선택을 받는 단골손님 로맨틱코미디부터 스릴러, 액션까지 새해를 여는 다양한 영화들이 대기하고 있다.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중견 감독의 신작 역시 눈에 띈다.
◆ ‘미생’ 히로인 임시완·이성민, 스크린 대격돌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은 윤태호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한 드라마로 2014년 연말을 ‘미생 열풍’으로 귀결시키며 큰 인기를 얻었다.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 임시완은 ‘미생’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고, 임시완과 주연호흡을 맞춘 이성민 역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런 두 사람이 2016년 새해 스크린에서 맞붙는다.
임시완은 영화 ‘우아한 거짓말’, ‘완득이’를 통해 선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터치한 이한 감독의 손을 잡았다. 100억의 제작비를 쏟아 부은 ‘오빠생각’에서 임시완은 전쟁터 한 복판에서 총 대신 지휘봉을 든 군인 한상렬을 연기했다.
‘오빠생각’은 한국전쟁 당시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브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전쟁터 한 가운데서 시작된 작은 노래의 위대한 기적을 영화로 담았다.
전쟁으로 인해 부모를 잃은 어린 남매 순이와 동구를 비롯해 방치된 아이들을 보며 음악을 전공한 한상렬이 합창단을 만든다.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통해 상렬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나간다.
전작인 ‘변호인’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임시완은 아이돌의 편견을 깨고 당당히 스크린 주연을 꿰찼다.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미생’ 속 장그래를 벗고 군복을 입은 임시완의 활약이 기대된다.
오상식 과장으로 분하며 임시완과 찰떡호흡을 과시한 이성민은 SF 휴먼코미디 장르 영화 ‘로봇, 소리’(감독 이호재)를 통해 겨울 극장가 점령에 나선다.
‘로봇, 소리’는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아 헤매던 아버지가 세상의 모든 소리를 기억하는 로봇을 만나 딸의 흔적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극 중 이성민은 10년 전 잃어버린 딸 유주(채수빈 분)를 찾아 나선 아버지 해관을 연기한다. 로봇인 소리는 해관을 도와 딸을 찾는데 큰 활약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리는 위치추적, 도청, 통화내역 확인 등의 다양한 능력을 갖춘 로봇. 하지만 이 모든 능력을 뛰어넘는 소리의 가장 특별한 능력은 인간의 감성을 지닌 휴머노이드(humanoid)라는 점이다. 마치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하는 소리의 모습은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고, 때로는 해관과 독특한 화학작용(케미)를 발산하는 깜찍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성민 표 부정(父情)이 스크린에 감동을 전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 세계가 주목하는 거장(巨匠), 박찬욱·봉준호·강우석
‘박쥐’, ‘친절한 금자씨’, ‘올드보이’ 등을 연출해 대중에게 잘 알려진 박찬욱 감독은 신작 ‘아가씨’를 2016년 여름께 선보인다.
영국 작가 워터스 소설 ‘핑거스미스’을 원작으로 한 ‘아가씨’는 귀족 아가씨와 후견인 이모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과 소매치기 소녀가 얽힌 이야기를 그린다. 소설 속 배경을 한국, 일본으로 옮겼다.
배우 김민희가 귀족 아가씨를, 아가씨의 재산을노리는 백작에 하정우가, 후견인 이모부 역할에 조진웅이, 하녀로 들어간 소매치기 소녀에 김태리가 각각 분한다.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로 다시 한 번 칸을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설국열차’, ‘괴물’ 등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봉준호 감독의 신작은 ‘옥자’다. 영화는 강원도 산골 소녀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펼치는 경험담을 그린다.
헐리웃 배우 틴다 스윈튼, 제이크 질할렌, 빌 나이 등이 배우로 참여하며, 브래드 피트가 만든 제작사 플랜B가 공동 제작사로 나선다. 2016년 촬영에 돌입한다.
‘쉬리’, ‘공공의 적’, ‘실미도’ 등의 메가폰을 잡은 강우석 감독은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로 2016년 관객과 만난다.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사극으로 박범신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차승원, 유준상, 김인권 등이 백두산, 울릉도 등 전국 각지를 돌며 촬을 완료했다.
◆ ‘아수라’ 정우성·황정민·주지훈, 연기파 호연 기대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저비용 고효율의 효과를 거두며 알려진 이름이 있다. 바로 ‘아수라’. 영화 ‘아수라’는 ‘감기’, ‘영어 완전 정복’, ‘태양은 없다’를 연출한 김성수 감독의 신작으로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아수라’는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윤지혜, 김해곤, 김원해, 오연아, 윤제문 등이 대거 출연한다. 특히 2015년 쌍년만을 기록한 황정민이 주연으로 나서며, 정우성, 주지훈이 묵직하게 활약한다. 여기에 곽도원, 김원해, 윤제문 등 연기파 배우들이 호연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는 불교의 6도에서 인간계(人間界)와 축생(畜生) 사이에 위치하는 끊임없이 서로 싸우고 전쟁을 일삼는 아수라도(阿修羅道)에서 제목을 따 온 작품으로, 지옥 같은 세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정우성은 극중 박성배 시장과 그를 수사하는 검찰 사이에서 태풍의 눈이 되는, 살기 위해서라면 못 할 짓이 없는 강력계 형사 한도경으로 분한다. 황정민은 비리와 이권에 혈안이 된 악덕 시장 박성배로 출연, 악당으로 변신한다.
주지훈은 한도경을 형처럼 따르다 그의 명으로 박성배 측근으로 일하게 되는 형사 문선모로 출연한다. 곽도원은 박성배의 비리를 수사하는 지독한 특검팀 검사 김차인으로 변신한다.
정만식이 수사관들의 리더이자 날카로운 눈매와 수사력으로 뱀눈이라 불리는 도창학으로, 윤지혜는 강단과 행동력을 갖춘 특검팀 소속 수사관 차승미로 출연한다.
◆ 새해를 여는 멜로 영화들
2016년 새해를 말랑말랑한 멜로 두 편이 두드린다.
영화 ‘그 날의 분위기’는 2016년 첫 번째 로맨틱코미디 주자로 나선다. 배우 유연석, 문채원 주연의 영화는 14일 개봉한다.
‘그날의 분위기’는 KTX에서 우연히 처음 만난 안 하는 거 참 많은 철벽녀와 맘만 먹으면 다 되는 맹공남, 그들이 하룻밤을 걸고 벌이는 연애담을 그린 영화로 KTX 옆자리에서 처음 만난 두 남녀가 그날의 분위기에 이끌려 하루 동안 동행을 하면서 벌어지는 색다른 로맨스를 선보인다.
유연석은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맹렬하게 대시하는 재현으로, 문채원은 사랑은 한 우물만 파는 게 진정한 사랑이라 믿는 일편단심 수정 역으로 각각 분한다.
멜로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바로 정우성. 여기에 다수의 멜로에서 진한 눈물을 안겼던 김하늘이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감독 이윤정)를 통해 의기투합했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교통사고 후 10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깨어난 석원(정우성 분)과 그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 진영(김하늘 분), 지워진 기억보다 소중한 두 사람의 새로운 사랑을 그린 감성멜로 영화다.
믿고보는 두 멜로 배우의 만남이 어떤 빛깔을 빚을지 기대를 모은다.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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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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