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현안서 선방 평가
김인식 감독이 ‘자율 야구’로 세계 야구계를 제패했듯이 금융권에서 진웅섭 금감원장이 취임 1년 만에 ‘자율 전도사’ 리더십으로 주목받고 있다.
진 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자신의 전매특허인 ‘시장자율’을 어김없이 꺼내들었다.
이번에는 그 양상이 좀 달랐다. 진 원장은 이날 “자율과 창의를 존중한다는 것이 방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자율에 상응하는 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19일 금감원장에 취임한 이후 진 원장은 ‘시장 자율’ 기치를 기회 있을 때마다 설파해왔다. 다만 이전까지 자율과 책임을 언급하면서도 자율에 좀 더 무게를 두는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융사의 책임도 환기시켜며 시장자율을 강조해오고 있는 그다. 이를 테면 먼저 당근을 내놓은 후 “금감원도 사후점검을 한층 철저히 해 나갈 계획”이라는 뼈있는 마무리를 한다.
사실 그는 지난해 취임 직후 오는 2017년부터 금융사에 대한 종합검사를 폐지하겠다는 이른바 자율규제 공약으로 금융사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
취임 일성도 “금융회사의 자율과 창의 및 금융시장의 역동성 제고”였을 정도다. 여기에 진 원장은 신뢰와 역동성, 자율과 창의 등을 금융감독의 3대 기조로 제시했다.
이런 기조 속에서도 변화는 감지됐다. 지난 5월 진 원장이 은행장들과 첫 만찬과 지난 10월 만남으로 뚜렷하게 구분된다.
첫 만남에서는 자율성 비중이 높았다면, 지난 10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김주하 NH농협은행장, 윤종규 KB국민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 10개 은행장 미팅에서 자율 덕목에다 “은행들이 기업 옥석 가려달라”는 주문을 더해졌다.
그 배경은 최근 금융당국과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개혁과 한계기업(좀비기업) 구조조정이 현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진 원장의 ‘자율 중시’ 패러다임은 시험대를 맞은 모습이었다.
진 원장의 ‘자율 리더십’은 온갖 시험대를 맞은 상황에서도 선방하고 있다는 금융권 안팎의 평가다. 그의 ‘자율 패러다임’이 지난 1년 동안 ‘갑’이라할 수 있는 감독기관 수장과 ‘을’인 금융사 사이 ‘신뢰 구축’이라는 열매로 영글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준 기자 junpark@
뉴스웨이 박종준 기자
junpark@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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