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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대형개발사업 줄줄이 무산···이재현 회장 공백 현실화

CJ그룹, 대형개발사업 줄줄이 무산···이재현 회장 공백 현실화

등록 2014.07.25 13:32

이주현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5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대병원앰뷸런스에서 내린 뒤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김동민 기자 life@newsway.co.kr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5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대병원앰뷸런스에서 내린 뒤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김동민 기자 life@newsway.co.kr


이재현 회장의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CJ그룹이 수년 전부터 진행해오던 수천억원대의 대형개발사업들이 줄줄이 무산되고 있다. 최근 포기하거나 무기한 연기된 사업만 놓고 보더라도 사업규모가 총 9000억원에 이른다.

그룹총수인 이재현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사회적 갈등이나 불확실성이 큰 대형프로젝트 추진에 과감한 의사결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공백으로 인한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형 프로젝트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기여도가 높은 노동집약형 내수산업이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걸림돌로 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은 지난 24일 인천 굴업도 관광단지내 골프장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CJ는 2009년부터 인천 서해의 섬인 굴업도에 골프장과 관광호텔, 콘도미니엄 등이 포함된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을 추진 중이었다.

총 예상 투자비는 약 3500억원으로 연간 20만명의 관광객, 56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만여명의 고용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골프장 건설로 인한 환경 훼손을 우려한 환경단체의 반대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CJ측은 “골프장을 포기하는 대신 환경친화적인 대안시설을 도입해 관광단지를 만들겠다”고 밝혔으나 핵심 수익시설인 골프장 건설이 무산됨에 따라 사실상 관광단지 개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한국판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관심을 모았던 동부산관광단지 영상테마파크 사업도 포기했다.

지난 2009년부터 동부산관광단지 내 50만㎡ 부지에 그룹의 영화, 방송 등의 콘텐츠를 활용해 한국형 유니버셜스튜디오를 만들겠다며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최근 협약을 해지하고 철수했다.

총 2500억원이 들어가는 테마파크 건설 투자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부지 내 상업시설을 아울렛사업자에게 임대하려고 했다가 부산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치자 결국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CJ가 문화 컨텐트에 강한 기업의 장점을 살릴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사업을 포기하자 테마파크 사업을 총괄하는 부산도시공사는 지난 16일 새 사업자 모집에 나선 상황이다.

차질 빚는 CJ그룹 주요사업차질 빚는 CJ그룹 주요사업


이와함께 CJ는 올해 경기도 광주시에 착공 예정이었던 수도권택배허브터미널 사업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최근 내부 방침을 정했다.

공사비만 1500억원, 총 3000억원 규모의 대형 사업으로 하루 130만 상자를 처리해 ‘수도권 하루 2배송’을 실현할 계획이었지만 무산 되고 말았다.

CJ의 대형 개발 프로젝트 포기는 그룹총수인 이재현 회장의 공백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특히 개발사업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부딪치기 쉬워 갈등을 조정하고 난관을 돌파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 받고 항소심이 진행중인 상황으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결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CJ의 이같은 보수적 행보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너 부재의 상황에서 수천억원의 자금이 소요되는 대형 프로젝트를 과감하게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CJ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부재한 상황에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동부산 관광단지와 수도권택배허브터미널 등 대형사업을 과감히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 회장의 공백이 장기화 될수록 추진하고 있는 사업 또한 차질을 겪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CJ그룹이 올해 상반기 중단하거나 보류한 투자 4800억원에 달한다. 당초 계획했던 투자액 1조3000억원 중 35%에 해당하는 수치다.

투자, 해외 진출, 대형사업들이 줄줄이 난항을 겪으며 이재현 회장의 경영공백이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회장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계열사들의 미래 도약을 위한 계획 수립과 실행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그룹은 투자액을 2010년 1조3200억원, 2011년 1조7000억원, 2012년 2조9000억원으로 매년 늘려왔다. 2012년에는 외식과 문화 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해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0% 초과 집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구속된 이후에는 보수적 경영으로 투자규모가 목표치에 못 미치고 있다. 작년에는 실제 투자규모가 계획보다 20% 적은 2조6000억원에 그쳤다.

올해 그룹이 계획한 투자 규모는 2조원이지만 올해도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관측이다.

이로인해 CJ그룹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이 훼손되지 않을까 재계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CJ그룹은 캐시플로우 위주의 긴축경영을 펼치면서 해외 물류기업, 사료기업 인수 등 글로벌 M&A 협상도 모두 중단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부재가 지속되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그림을 그리는데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미래에 대한 투자 사이에서 탄력적인 운영을 해야 하는 시점에 CJ의 이같은 리스크는 내수침체, 고용위협 등을 유발해 국가적인 손실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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