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형 모델 찻값은 낮추고 상품성은 키워···3개월 연속 판매량 증가세가격 정책 변화 ‘신의 한 수’로 평가···최대 월 800대 수준까지 판매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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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2014년형 K9.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지난 1일 기아차가 발표한 3월 완성차 판매 실적에 따르면 K9은 3월 한 달간 613대가 팔렸다. 1분기 누적 판매기록도 1500대를 육박하는 수준(1496대)으로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12년 9월 700대가 판매된 이후 무려 1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이 팔린 기록이다.
K9은 출시 첫 달인 2012년 5월 1500대를 판매한 이후 3개월간 14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외부 행사 참석 때는 물론 평소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양재동 사옥으로 출근할 때도 K9을 타고 나타나는 등 그룹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그 해 9월 이후 월 판매량이 600대를 넘지 못했다. 당초 월 판매 목표로 내세웠던 2000대 수준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결국 K9은 ‘기대주’에서 ‘계륵’ 신세로 전락했다.
정몽구 회장도 K9에서 현대자동차 신형 제네시스로 애마를 바꿨다. 애매한 제품 포지션과 가격 정책이 K9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통 신차효과가 출시 이후 길게는 3~4개월 정도 지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 3월의 판매량은 신차효과 실종 이후 가장 준수한 판매 성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의 신차효과가 현재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K9의 판매량 증가는 돋보인다.
K9의 판매량은 지난해 12월 222대로 바닥을 친 이후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1월 300대가 팔렸고 2월에는 583대가 팔렸다. 3월의 판매량은 연초 판매량과 비교할 때 두 배 이상 성장했다. 꾸준히 판매량이 늘고 있는 점을 볼 때 최대 월 800대 판매도 노려볼 만하다.
자동차업계 안팎에서는 기아차의 K9 판매 정책 방향 변경이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1월 초 찻값을 트림별로 최대 600만원까지 깎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엔트리 트림인 3.3 프레스티지의 가격을 4990만원으로 내렸고 3.8리터 이그제큐티브 트림(6521만원)의 사양을 대부분 유지하면서도 가격은 약 260만원 내린 노블레스 트림을 신설했다.
기아차의 이 선택은 결국 ‘신의 한 수’로 평가되고 있다. 무엇보다 기아차가 K9의 부진 원인을 제대로 짚었고 그에 합당한 처방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 에쿠스의 노후화가 K9의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에쿠스는 2012년 말에 출시된 2세대 에쿠스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2세대 에쿠스가 지난 2009년 3월 출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후한 감이 없지 않다.
따라서 에쿠스의 품위를 유지하면서도 ‘새 차’의 느낌을 갖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K9을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K9의 찻값이 대중적인 수준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이전에 보였던 판매량 급감 현상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신형 제네시스의 판매 상황과 기아차가 추진하는 K9 사후 마케팅의 수준이 향후 판매량 변화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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