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1일 수요일

  • 서울 13℃

  • 인천 14℃

  • 백령 11℃

  • 춘천 12℃

  • 강릉 8℃

  • 청주 14℃

  • 수원 13℃

  • 안동 11℃

  • 울릉도 11℃

  • 독도 11℃

  • 대전 13℃

  • 전주 12℃

  • 광주 13℃

  • 목포 12℃

  • 여수 15℃

  • 대구 10℃

  • 울산 12℃

  • 창원 13℃

  • 부산 13℃

  • 제주 15℃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 해임 후폭풍, ‘대명家 남매의 난’ 재현되나

구지은 아워홈 부사장 해임 후폭풍, ‘대명家 남매의 난’ 재현되나

등록 2015.07.17 14:22

이주현

  기자

보직해임으로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2대주주로 영향력 행사할 가능성도

구지은 전 아워홈 부사장구지은 전 아워홈 부사장


아워홈의 외식사업을 진두지휘하던 구지은 부사장이 구매식재사업 본부장 자리에서 보직 해임되자 후계구도가 안갯속에 빠진 것은 물론 ‘남매의 난’이 일어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구 부사장은 경영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장남 구본성씨에 이어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구자학 회장을 비롯 경영에서는 물러나 있지만 경영권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 본성씨와 함께 구 부사장의 비위(非違)를 밝혀 폭로전에 돌입할 경우 이들 일가의 갈등은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경영에 참여는 하고 있지 않지만 각각 3,4대 주주인 둘째 미현씨와 셋째 명진씨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속도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지은 부사장은 지난 2일 단행된 인사조치에 의해 구매식재사업 본부장 자리에서 물러나 회장실로 발령을 받았다.

구 부사장은 지난 2004년 아워홈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입사한 후 2007년 외식사업부장, 2011년 글로벌유통사업부장 전무를 거쳐 2012년 구매식재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지난 2월 부사장 자리에 올랐지만 이번 인사로 신사업으로 추진하던 외식사업에 대한 업무 권한도 상실했다.

구 부사장은 구자학 아워홈 회장 슬하의 1남3녀 중 막내딸로 형제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해와 차기 경영 승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지만 보직해임으로 인해 아워홈의 승계 구도가 불투명해졌다.

구 부사장의 보직해임은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 있던 구 회장이 직접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조치의 이유로는 아워홈 내부 경영진들과의 잇단 불화설이 꼽혔다.

구 부사장은 아워홈에서 최근 외부 인사인 노희영 전 고문과 김태준 전 대표 등을 영입하며 외식사업, 웨딩사업 등 여러 신사업을 주도해 오는 과정에서 내부 인사들과 마찰을 빚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이에 구 회장이 내부 결속을 위해 구 부사장을 업무 일선에서 물러나게 했다는 업계의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김 전 대표와 노 전 고문을 모두 물러나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계에서는 장남 본성씨가 경영권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주주이자 범 LG가인 아워홈은 ‘장자 승계’ 라는 암묵적인 원칙이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아워홈 최대주주는 장남 구본성씨(38.56%)다. 구 사장은 20.67%를 보유하고 있으며 언니 미현·명진씨가 각각 19.28%, 19.60% 지분을 갖고 있다.

때문에 향후 형제간 지분 정리가 생긴다면 이는 곧 경영권 승계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한 구 부사장이 SNS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어 그의 의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직해임 이후 지난 7일 페이스북에 “그들의 승리”라며 “평소에 일을 모략질 만큼 긴장하고 열심히 했다면 아워홈이 7년은 앞서 있었을 거다. 또 다시 12년 퇴보, 경쟁사와의 갭은 상상하기도 싫다”고 남긴 바 있는 구 부사장이 최근 적극적인 SNS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 부사장의 SNS 활동이 어떤 의중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페이스북 친구들이 그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이를 통한 입장 발표와 여론몰이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한편 이같은 아워홈의 사태는 과거 대명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비견되고 있다. '형제의 난' '자매의 난' 등은 많았지만 경영권과 지분을 놓고 남매간 분쟁을 벌였던 사례는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막내딸 서지영씨는 모친인 박춘희 회장과 그룹 후계자인 오빠 서준혁 씨(현 대명홀딩스 대표이사)를 상대로 故서홍송 회장의 상속지분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지영 씨는 대명그룹 창업주 서홍송 회장이 유언 없이 갑작스레 세상을 등지며 서 회장 소유 주식을 박 회장과 준혁 씨가 나눠 가졌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성년자로 법정대리인이던 지영 씨를 대신해 박 회장이 상속권을 포기했고 그 지분이 오빠에게 이전됐다며 ‘무효’를 주장했하며 자신의 상속 지분인 대명홀딩스의 주식 11만1000여주를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영씨는 5일만에 소를 취하하며 해프닝에 그쳤지만 이후 지분을 취득하는 계기가 됐고 2011년 인테리어 업체 ‘컴퍼스’에 이어 2012년 광고·홍보·인테리어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 ‘서안’을 설립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컴퍼스는 대명레저산업이 발주한 37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고 서안 역시 대명그룹의 지주회사인 ‘대명홀딩스’와 리모델링, 인쇄물 등 관리비 명목으로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등 일감몰아주기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대명엔터프라이즈가 비상장 계열사 기안코퍼레이션을 인수할 때 시세차익을 통해 지영씨는 29억700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기안코퍼레이션 역시 회사 매출 대부분이 계열사를 통해 발생했고 오너가 3남매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이처럼 구지은 부사장 역시 회사 경영에서는 물러났지만 2대주주라는 지분을 이용해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조심히 점쳐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자학 회장의 마음이 굳혀져 교통정리가 끝난 가운데 자매의 난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면서도 “구 부사장이 자신이 보유한 주식으로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의중은 본인만이 알 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