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B4 생산설비 CMO 의존, 대량 생산 필요현금 유동성 확대 불구, 생산설비 건립 미정파트너사 미국 시장 진출 대비해 전략 재조정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약 3300억원을 보유 중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중 약 1550억원은 지난 2월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에서 조달한 자금이다. 알테오젠은 당시 이를 공장 건설 및 본사 이전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 의약품을 피하주사(SC)로 전환하는 제형 변경 기술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이다. 핵심 원료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다. 해당 기술을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누적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10조원을 넘는다.
그러나 ALT-B4 생산을 위한 자체 설비는 아직 갖추지 못한 상태다. 현재는 위탁생산(CMO)을 통해 임상용 시료를 공급하고 있으며 기술이전을 받은 제약사들의 상용화가 임박하면서 대량 생산 체제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자체 개발한 히알루로니다제 유전자재조합 제품 '테르가제주(ALT-BB4)'가 식약처 품목 허가를 받으면서 자체 제품 생산 수요도 생겼다. 이로 인해 공장 건립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알테오젠은 이미 공장 건립을 위한 준비를 일부 진행한 바 있다. 2020년 대전 지역에 부지를 매입했고 2021년에는 캐나다의 엔지니어링 업체 SNC-Lavalin과 공장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기초 설계도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지연됐고 올해 들어 다시 공장 추진설이 나왔지만 현재는 속도를 늦춘 상태다.
변수는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월부터 해외 생산 의약품에 대해 최대 200%의 고율 관세를 예고해 왔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시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알테오젠의 주요 파트너사들이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 중인 만큼 관세 리스크는 적지 않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미국 내 생산 및 R&D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고 국내 기업들 역시 미국 내 생산 거점을 검토 중이다. 셀트리온은 현지 CMO와의 계약으로 대응 중이며 SK바이오팜은 푸에르토리코 생산기지 구축을 추진 중이다.
미국제약협회(PhRMA)에 따르면 미국 내 새 공장을 짓는 데 최소 5~10년, 약 20억달러(2조7000억 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이는 알테오젠이 보유한 자금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알테오젠 입장에서는 미국 공장 설립보다는 현지 CMO 활용 등의 대안이 더 현실적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알테오젠 관계자는 "미국 내 자체 생산시설 건립은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공장 건립과 관련해서는 현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계획은 올해 하반기 안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관세 정책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긴 하겠지만, 그것만 보고 판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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