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캐즘 버틴 LG엔솔···ESS 앞세워 흑자 돌아섰다

산업 전기·전자

캐즘 버틴 LG엔솔···ESS 앞세워 흑자 돌아섰다

등록 2026.07.07 10:18

강준혁

  기자

2분기 영업이익 1133억원 흑자 기록생산설비 전환 및 미중 정책 변화 수혜하반기 전기차 배터리 공급 확대로 실적 개선 기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발목 잡혔던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앞세워 적자의 터널에서 벗어났다. 북미를 중심으로 ESS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데다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와 유럽향 중저가 배터리 출하도 회복되면서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ESS 성장세가 이어지고 전기차 시장도 점진적으로 살아나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7조560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영업손실 2078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으며 매출은 전 분기보다 15.3%, 전년 동기보다 24.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7% 감소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는 24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제외하면 매출은 7조3193억원, 영업손실은 1277억원이다. 다만 AMPC를 제외한 적자 규모도 1분기 약 4000억원에서 2분기 127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IRA를 제외한 기준 매출이 7조원을 넘어선 것도 2023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번 실적 개선의 가장 큰 배경은 ESS 사업이다. 북미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에 따라 ESS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초기 생산라인 증설에 따른 비용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여기에 원통형 전기차용 배터리와 유럽 중저가 전기차용 파우치형 배터리 출하량도 증가해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장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북미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해 왔다.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파우치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스텔란티스로부터 인수한 캐나다 넥스트스타에너지 공장과 미국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공장에도 ESS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책 변화도 호재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법(OBBBA)에 포함된 금지외국기관(PFE) 규정으로 중국산 배터리와 소재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북미 현지 생산 역량을 갖춘 업체들의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생산 기반을 앞세워 비중국산 ESS 공급 확대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반기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시장은 여전히 둔화한 상태지만 유럽 출하량 회복과 미드니켈·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확대, 테슬라향 원통형 배터리 판매 증가 등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전략 고객사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 회복에 따라 원통형 배터리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ESS는 생산시설 운영 안정화를 통해 분기마다 의미 있는 매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전기차 사업도 유럽향 중저가 제품과 원통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연간 15~20% 수준의 매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회복은 예상보다 더디지만 ESS 시장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당분간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은 ESS가 이끌고 전기차 사업이 뒤따르는 구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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