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부동산 시장도 '상시 감독'이 필요하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부동산 시장도 '상시 감독'이 필요하다

등록 2026.02.11 13:20

이재성

  기자

reporter
부동산 시장에서 선량한 실수요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거래 질서를 교란하는 투기 세력은 갈수록 지능화·조직화되고 있지만, 이를 상시적으로 감시·분석하는 전문 감독 기구는 여전히 부재하다. 정보 비대칭성이 심한 시장 구조 속에서 일반 국민은 피해를 입고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여당이 발의한 '부동산감독원 설치 법안'은 이러한 구조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핵심은 분산된 조사·단속 체계를 통합해 상시 감독 기능을 구축하겠다는 데 있다. 부동산판 '금융감독원'을 통해 불법 행위에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훼손된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취지다.

현장의 수치는 감독 체계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하반기 부동산 이상거래 기획조사 결과'에 따르면 1002건의 위법 의심 거래가 확인됐다.

특히 신고가 거래 후 취소하는 방식의 '실거래가 띄우기' 조사 대상 437건 중 161건이 위법으로 드러났다. 허위 계약으로 시세를 부풀린 뒤 정보에 취약한 수요자에게 전가하는 방식은 이미 시장에서 반복돼 온 수법이다.

문제는 이러한 행위가 적발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기관 간 정보가 분산돼 자금 흐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행 체계가 사후 적발 중심으로 작동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물론 부동산감독원에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우려도 존재한다. 과도한 감시나 시장 위축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다. 그러나 감독의 대상은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라 허위 신고, 담합, 시세 조작 등 명백한 위법 행위다. 권한의 범위와 행사 절차를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고, 영장주의와 외부 통제 장치를 병행한다면 권한 남용 가능성은 제도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

금융시장에는 이미 상시 감독 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 주가 조작과 불공정 거래를 방치할 경우 시장 신뢰가 무너지고, 그 피해는 결국 일반 투자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국민 자산의 상당 부분이 묶여 있는 부동산 시장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감독 부재로 인한 시장 왜곡과 신뢰 훼손 비용이 결코 작지 않다는 점에서, 상설 감독 기구 도입은 제도적 선택의 문제에 가깝다.

부동산감독원은 시장을 옥죄는 장치가 아니라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장치여야 한다. 투기와 불법 행위를 걸러내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마련될 때 비로소 실수요자는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거래할 수 있다. 시장 질서가 바로 서지 않는 한 주거 안정도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제도의 보완은 시행과 함께 병행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구조적 공백을 방치하지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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