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과거 보고서는 괜찮나'···대한상의 '가짜뉴스'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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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보고서는 괜찮나'···대한상의 '가짜뉴스' 후폭풍

등록 2026.02.09 18:06

정단비

  기자

통계 출처·검증 절차 도마과거 보고서까지 의구심공신력 회복이 최대 과제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기업들과 정부의 소통 창구로 경제단체의 '맏형' 역할을 해온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가짜뉴스' 논란에 휩싸였다. 공신력이 떨어지는 조사를 근거로 작성·배포한 보도자료가 논란이 되면서다. 일각에서는 대한상의가 그간 내놓은 각종 자료의 신뢰성 전반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하는 등 파장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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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가 신뢰성 낮은 통계를 인용한 보도자료로 '가짜뉴스' 논란에 휩싸임

정부와 업계 전반에 자료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는 상황

자세히 읽기

상속세 관련 보도자료에서 백만장자 유출 수치가 실제보다 과장되어 발표됨

출처가 전문기관이 아닌 이민 컨설팅 사설업체 추계였던 점도 논란의 핵심

이재명 대통령과 산업통상부 장관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강하게 비판

현재 상황은

대한상의는 즉각 사과하고 내부 검증 시스템 강화, 팩트체크 담당 임원 지정 등 재발 방지책 발표

산업부는 대한상의에 대한 감사 착수, 담당자 문책과 법적 조치 예고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경제단체 전반으로 신뢰도 하락 우려 확산

배경은

대한상의는 전경련이 정경유착 논란으로 위축된 이후 경제계 대표 단체로 역할 확대

최근 행사 자금 유용 의혹 등으로 산업부 감사를 받고 있던 상황에서 자료 신뢰성 논란까지 겹침

어떤 의미

공신력 있는 기관의 자료 신뢰성 훼손은 정책 결정과 시장 신뢰 전반에 악영향

기관과 정부 모두 객관적 근거와 공식 통계 기반 자료 제공 필요성 강조

9일 대한상의는 지난주 상속세 정책대안을 건의하는 보도자료 배포와 관련해 혼란을 초래한데 대해 깊은 사과를 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즉시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선안은 통계의 신뢰도 검증 및 분석 역량 제고를 위해 조사연구 담당직원들 교육 프로그램 진행, 사실관계 및 통계에 대한 다층적 검증을 의무화하기 위해 통계분석 역량을 갖춘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을 팩트체크 담당임원으로 지정하는 등 내부 검증 시스템을 강화한 것이 주된 골자다.

이는 앞서 대한상의가 지난 3일 내놓은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 방식 다양화 연구' 보도자료와 관련된 '가짜뉴스' 논란에 대한 후속조치다. 해당 자료에서는 최근 1년간 우리나라 백만장자 유출이 2400명으로 두 배 증가했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연평균 139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기에 인용된 통계 출처가 전문조사기관이 아닌 이민 컨설팅을 영업 목적으로 하는 사설업체의 추계를 활용하면서 신빙성 지적으로 이어졌다.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 출장중에 이번 사안에 대해 보고를 받고 "대한상의가 책임있는 기관으로서 데이터를 면밀히 챙겼어야 했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며 대한상의 사무국을 강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논란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대한상의의 해당 보도자료와 관련해 지적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법률에 의한 공식 단체인 대한상의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인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사익도모와 정부정책 공격을 위해 가짜뉴스를 생산해 유포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지적 직후 대한상의는 "보도자료 내용 중 고액자산가 유출 관련 외부 통계를 충분한 검증 없이 인용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문을 올렸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김 장관은 이날 대한상의,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6개 경제단체와 긴급 현안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는 미국 관세협상, 고환율 등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과 주요 경제단체들의 현안을 점검하고 특히 최근 상속세 관련 대한상의 보도자료에서 촉발된 '가짜뉴스' 사안에 대해 인식을 공유, 재발 차단을 위해 마련됐다.

김 장관은 회의에서 "대한상의를 소관하는 주무장관으로서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지난 3일 '상속세 부담에 자산가 유출 세계 4위'라는 내용의 대한상의 보도자료는 법정단체로서 공적 책무와 책임을 망각한 사례라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은 국민과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정책 환경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대한상의 해당 보도자료 작성·검증·배포 전 과정에 대해 즉각 감사를 착수했고 추후 감사 결과에 따라 담당자 문책, 법적 조치 등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경제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기업과 정부간 가교 역할을 해왔다. 과거 이같은 역할은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경협)가 맡아왔지만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정경유착 논란에 휩싸이면서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전경련의 회원사로 있던 삼성·SK·LG·현대차 등 주요 회원사들이 당시 줄줄이 탈퇴하면서 기능도 사실상 축소됐던바 있다. 전경련은 이에 지난 2023년 현재의 한경협으로 이름을 바꾸고 조직 쇄신을 꾀했다. 대한상의는 이 과정에서 전경련이 해왔던 역할을 자연스럽게 이어받으며 기업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문제는 이번 '가짜뉴스'를 계기로 대한상의에 대한 신뢰성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제대로 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자료를 낸 것 아니냐는 시선과 함께 기존에 발표된 자료 전반에 대한 신뢰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는 대한상의 뿐만 아니라 경제단체 전반의 자료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단체든 자료의 신뢰성이나 주장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을 항상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대한상의는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과 관련 '행사 자금 유용 의혹'으로도 산업부 감사를 받고 있는 상황 속에 자료 신뢰성까지 제기되면서 사면초가에 빠지게 됐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관에서 발표하는 자료는 객관적 근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 역시 기관에서 오류 있는 자료가 있다면 국민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공식 통계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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