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기차 멈추자 동박도 '흔들'···ESS로 출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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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멈추자 동박도 '흔들'···ESS로 출구 모색

등록 2026.02.06 17:58

전소연

  기자

전방 산업 수요 부진으로 지난해 실적 악화AI용 데이터센터 증설에 ESS용 동박은 호조"회로박과 ESS용 동박이 EV 부진 만회할 듯"

사진=SKC 제공사진=SKC 제공

국내 동박업계가 지난해 전방 산업 수요 부진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으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전기차 캐즘 여파로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동박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 기대가 제기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동박 업체들은 지난해 연간 기준 최대 3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북미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구리 가격 급등 등 외부 환경 악화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업체별로 보면 SKC는 지난해 매출 1조8400억원, 영업손실 30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9% 증가했지만 적자 폭은 292억원 확대됐고, 순손실도 7194억원으로 늘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매출 6775억원, 영업손실 14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4.9% 감소했으며, 전방 산업 부진에 따른 가동률 하락과 판매량 감소가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동박업계의 실적 부진은 전기차 시장 침체와 직결돼 있다. 동박은 전기차용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로, 전기차 판매 둔화는 배터리 출하 감소와 동박 발주 축소로 이어진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 현상이 지난해부터 동박 업체들의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가 부담도 겹쳤다. 구리 가격 급등은 동박 제조 원가를 끌어올려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기차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는 원가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워 업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개월물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달 29일 기준 톤당 1만396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로는 약 12% 상승했다. 구리는 AI용 전산 장비와 동박의 핵심 원료다.

다만 올해는 ESS용 동박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기차용 동박은 북미 시장 침체로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신재생에너지 확산에 따른 ESS 수요 증가는 동박 수요를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두 업체 모두 지난해 전체 실적은 부진했지만 ESS용 동박 부문에서는 성장세를 보였다. SKC의 ESS용 동박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3% 증가했고,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하이엔드 전지박이 북미 합작 고객사의 ESS용으로 채택돼 양산을 앞두고 있다.

SKC의 동박 매출 가운데 ESS용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8%에서 4분기 25%까지 확대됐다. SKC는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주요 고객사의 신규 ESS용 배터리 생산이 예정돼 있다"며 "ESS용 동박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0%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ESS용 동박과 함께 AI용 회로박 사업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익산공장을 회로박 전용 라인으로 전환해 AI용 고부가 회로박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AI용 회로박 매출은 약 2.6배 이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익산공장은 국내 유일의 회로박 생산 거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용 동박은 올해도 수요 회복이 쉽지 않지만, ESS와 회로박은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확산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며 "이들 사업이 전기차용 동박 부진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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