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포스코퓨처엠, 퓨처그라프에 3700억원 수혈···구형흑연 사업 판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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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퓨처엠, 퓨처그라프에 3700억원 수혈···구형흑연 사업 판 키운다

등록 2025.12.22 16:22

전소연

  기자

향후 3년간 퓨처그라프에 총 3700억원 '집중 투자'퓨처그라프 유상증자 참여···보통주 123만주 인수최대 과제에 탈중국···구형흑연 중국 의존도 90% ↑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구형 흑연 자회사 퓨처그라프에 향후 3년간 약 3700억원을 수혈한다. 전 세계 구형 흑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핵심 원료 기술을 내재화해 공급망 자립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퓨처그라프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123만2260주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총 출자 규모는 3696억7800만원으로, 올해 106억원을 시작으로 내년 2267억원, 2027년 1323억원을 순차 투입할 계획이다. 1주당 발행가액은 30만원으로 액면가(1만원)의 30배에 달한다. 이번 증자로 포스코퓨처엠의 퓨처그라프 지분율은 100%가 된다.

자본금 증자 속도도 이례적이다. 퓨처그라프는 지난 5월 자본금 3333만원, 발행주식 3333주로 설립됐다. 이후 6월 자본금은 7억1470만원으로 늘었고, 11월 25일에는 8억8070만원으로 확대됐다. 불과 7개월 만에 자본금이 26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번 3700억원 규모 증자까지 완료되면 최종 자본금은 4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퓨처그라프는 포스코퓨처엠이 구형 흑연의 국내 생산을 위해 지난 4월 군산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설립한 자회사다. 초대 대표는 김정훈 대표 단독 체제로, 아직 이사회는 구성되지 않았다. 공장 착공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해외우려기관(FEOC) 규제가 본격화되는 2027년을 전후해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식에서 엄기천 사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퓨처엠 제공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식에서 엄기천 사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퓨처엠 제공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상반기 전구체 내재화에도 성공했다. 지난 6월 연산 4만5000톤 규모의 광양 전구체 공장을 준공하며 '원료–반제품–양극재'로 이어지는 공급망 자급 체계를 구축했다. 엄기천 사장은 당시 "그룹 차원의 니켈 공급망 구축에 이어 전구체 내재화까지 이뤘다"고 강조했다.

향후 핵심 과제는 탈(脫)중국이다. 구형 흑연은 중국 의존도가 90% 이상으로 대표적인 공급망 리스크 원료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은 2027년부터 해외우려기관(FEOC) 규제를 본격 시행해 중국산 원료 사용을 제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도 중국 외 대체 공급처 확보가 필수가 되고 있다.

구형 흑연은 채굴된 흑연 광석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입자를 둥글게 가공한 음극재의 중간 원료다. 원료 가공 단계에서의 품질 균일성은 배터리 충전 속도와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룹 차원의 지원도 병행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소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올해 포스코퓨처엠을 비롯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유상증자에 잇따라 참여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캐즘 이후 시장 회복 국면에 대비해 핵심 투자 단계를 마무리하고, 재무구조 개선과 책임경영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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