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사업본부장 류재철, 신임 CEO로 발탁 생활가전 글로벌 1위 이끈 '기술형 사업가'
27일 LG전자는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HS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류재철 신임 CEO는 지난 4년간 사업 전반을 조율한 조주완 사장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는다. 조주완 사장은 건전한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를 결정했고 당분간 고문으로서 LG전자에 남아 경영을 조력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류 신임 CEO(1967년생)는 부산 동아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일리노이대 MBA(석사)를 마친 인물이다. 1989년 금성사 가전연구소로 입사해 CEO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재직 기간의 절반을 가전 연구개발에 종사했고,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생활가전의 본원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과도 탁월하다. 류 CEO는 2021년부터 LG전자의 주력인 생활가전 사업을 총괄하는 H&A사업본부장을 맡았고, LG 생활가전을 단일 브랜드 기준 글로벌 1등 지위에 올려놨다. 지난 3년간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의 매출액 연평균성장률은 7%에 이른다.
LG전자는 최대 프리미엄 가전시장 북미에서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분기 누적 점유율 21.8%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지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가전 브랜드'에서도 종합가전회사 중 6년 연속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류 CEO는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LG 생활가전의 1등 DNA를 전사에 이식시키는 중책을 맡게 됐다.
업계에서는 조주완 CEO가 시도한 B2B(기업간 거래), Non-HW(비하드웨어), D2C(소비자직접판매) 등 질적 성장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결과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전장 등 사업이 두각을 드러내긴 했지만, MS사업본부, 냉난방공조와 같은 일부 사업은 조 사장이 강조해온 전략과 달리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진단에서다.
매출 측면에서 보면 조 사장이 추진한 ▲B2B(전장·냉난방공조 등) ▲Non-HW(구독, 웹OS) ▲D2C(소비자직접판매) 부문은 대부분 개선세를 보였다. 3분기 기준으로 B2B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 가전 구독은 31% 증가했다. 다만 세부 내용은 온도차를 보였다. 냉난방공조사업의 경우 매출이 2조16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29억원으로 15% 줄었다. MS(미디어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는 부진했다. 매출이 4조6525억원으로 9.5% 감소했고, 영업손실도 3026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류 CEO는 최고경영자보다 많은 보수를 받은 사장으로도 유명하다. 상반기 급여와 상여를 합쳐 18억6000만원을 수령했는데, 그 액수가 조 CEO(15억7400만원)보다 커 눈길을 끌었다. 급여는 적었지만, 상여금이 3억6400만원 더 많았다. 회사 내에서도 그의 역량을 인정하고 있었다는 의미로 읽힌다.
류 CEO 특유의 문제 해결방식도 인사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평소 그는 '문제 드러내기'와 '강한 실행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시적 관점에서 사업의 본질적 격차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철저한 자기인식이 필수적이라는 신념에서다.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인지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지론은 사업 영역 전반으로 확대됐다. 일례로 HS사업본부는 국내외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문제 드러내기 콘테스트'를 실시했다. 탑-다운 형식의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 실무자의 시각에서 개선이 필요한 요소를 발굴해 혁신하자는 취지다.
LG전자는 기존 4개 사업본부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조직을 효율화함으로써 중장기 사업 전략 추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사업본부와 본사 조직 가운데 유사·인접 기능 조직은 통합함으로써 시너지를 유도한다. 그 일환으로 MS사업본부는 TV사업부와 IT사업부를 합친 디스플레이사업부를 꾸리고, 산하에 디스플레이상품개발그룹을 신설한다. 웹OS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의 영역을 확장하고 사업역량을 더욱 강화하고자 기존 웹OS광고사업실은 담당 체제로 격상하기로 했다.
LG전자 측은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보다 기민한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하고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가속화하는 차원에서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조직 기반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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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soyeon@newsway.co.kr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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