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서울 집값, 조율 실패가 부른 혼돈

오피니언 기자수첩

서울 집값, 조율 실패가 부른 혼돈

등록 2025.11.28 08:21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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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한강변 아파트에서는 신고가가 이어지고 청약시장 역시 현금 여력이 있는 계층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다주택자 규제 강화, 금융건전성 강화, 공공분양 확대 등 안정화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나 시장 불안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최근의 시장 혼란은 정부의 정책 기조보다는 서울시의 공급 전략과 정책 일관성 문제와 관련이 깊다. 예를 들어 '미리내집' 사업 지연은 정부가 서울시 요청에 맞춰 공급 프로그램을 조정했음에도, 서울시 내부 절차 지연과 기준 변경으로 물량 확보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다. 이로 인해 내년 수도권 공공분양 물량의 95%가 경기·인천으로 배정되면서 서울시의 준비 부족이 지적됐다.

정부와 서울시 간 정책 조율 문제 역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 10·15 대책 발표 당시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여부를 두고 정부와 다른 입장을 내면서 정책 신뢰에 영향을 주었다.

이후에도 공공과 민간의 역할에 대한 협력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실행 방안은 모호한 상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간 오찬 회동에서도 핵심 쟁점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과 그린벨트 활용 등 공급 확대 실질 방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서울은 민간 의존도가 높은 도시다. 따라서 정부가 공공 공급을 확대하더라도 서울시가 민간 공급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 용적률·건폐율 완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조정 등 실질적 개선책은 서울시 판단과 실행에 크게 달려 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정부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서울시가 실행력 있는 공급 전략과 명확한 정책 신호를 시장에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 불안이 장기화될수록 시민 부담이 커지는 만큼, 정책 조율과 공급 계획의 실효성을 높이는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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