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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의 칼' 박두환, 롯데 심장 겨누다···신동빈 회장 '복심' 부상

등록 2025.11.27 14:52

수정 2025.11.27 15:56

조효정

  기자

CEO 20명 교체·부회장단 퇴진 추진 조직 혁신 '성과주의 마에스트로' 평가 연공서열 타파 등 뉴롯데 DNA 설계

'성과의 칼' 박두환, 롯데 심장 겨누다···신동빈 회장 '복심' 부상 기사의 사진

'부회장단 4인 전원 퇴진, 계열사 CEO 20명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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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코멘트

박두환 사장, '성과주의 설계자'로 평가

신동빈 회장, 조직 체질 개선 의지 반영

재계 '관행과 연공서열 탈피' 평가

맥락 읽기

직무 중심 보상체계 전 계열사 도입

성과·속도 중심 인사 기조 강화

HQ 조직 축소, 계열사 책임경영 확대

향후 전망

저성과자 구조조정 강화

핵심 인재 파격 대우 확대

조직문화 냉혹해질 가능성 높음

'쇄신과 세대교체'의 폭풍이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강타했다. 단순한 인사 이동이 아니었다. 롯데라는 거대 조직의 문법을 근본부터 갈아엎겠다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 중심에는 박두환 롯데지주 HR혁신실장(사장 승진)이 서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그를 '성과주의 설계자'라 부른다. 그룹 내부에서도 '뉴 롯데(New Lotte)'를 선언한 신동빈 회장의 '조직 체질 개선' 결단이 박 실장을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번 인사에서 확인된 세대교체·성과주의 강화·의사결정 구조 혁신은 롯데의 심장부가 이제 더 이상 관행과 연공서열 뒤에 숨을 수 없다는 경고나 다름없다. 내부에서는 "롯데는 이미 성과의 칼날 위에 올라섰다"는 긴장감마저 감지된다.

박두환 사장(1966년생)은 전통적인 HR 전문가가 아니다. 대구 능인고와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로 입사한 그는 대부분의 경력을 롯데카드 현장에서 쌓았다. 홍보, 마케팅, 브랜드, 영업 등 현장과 실무를 두루 경험했다.

특히 그는 데이터 기반 전략 기획과 실행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시절 신규 마케팅 캠페인 설계와 고객 세분화 전략을 통해 카드사 내 최고 수준의 ROI(투자 대비 수익률)를 기록하며 '현장 실력파 전략가'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도 있다.

금융 이해도, 소비자 행동 분석 능력, 영업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그의 '현장·숫자 감각'은 이후 롯데지주 HR 혁신을 총괄하는 데에서 독보적인 강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2021년 11월 25일, 신동빈 회장은 2022년 임원 인사를 통해 박 사장을 롯데지주 HR혁신실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일반적으로 롯데그룹의 인사(HR) 총괄은 관리형 임원이 맡아왔지만 박 사장은 실력과 실행력을 갖춘 전략가였다.

당시 재계 관계자는 "롯데가 전통적 관료주의에서 벗어났다. 숫자와 현장을 이해하는 혁신적 인사 설계자를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발탁에는 롯데 조직의 체질을 뿌리째 바꾸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투영돼 있었다.

박 사장은 국내 대기업 최초로 전 계열사에 직무 중심 보상 체계를 도입했다. 과거 근속연수 중심으로 자동 승진·급여가 오르던 관행을 폐지하고 업무 난이도와 성과를 기준으로 보상과 승진을 결정하도록 바꿨다. 능력과 실적에 따른 냉정한 평가 체계를 조직에 정착시킨 것이다.

롯데 내부에서는 "박 사장이 손을 댄 부서는 성과 압박과 긴장감이 전례 없이 높아졌다"는 말도 나온다.

박 사장은 신 회장의 전략적 복심이자 개혁 실행의 칼날로 평가된다. 이번 인사에서 HQ(헤드쿼터) 조직을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고 계열사 책임경영을 강화한 배경에도 박 사장의 조언이 있었다는 관측이다. 그는 불필요한 옥상옥 구조를 없애고 의사결정 속도를 끌어올리는 생산성 혁신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구상하는 '뉴 롯데(New Lotte)' 청사진을 HR 관점에서 가장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하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이번 인사에서는 40대 젊은 CEO의 전진 배치와 고연령 임원의 대거 퇴진이 이뤄졌고 이는 박 사장이 강조해온 성과·속도 중심 운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

박 사장 체제에서 롯데 조직문화는 더욱 냉혹해질 것으로 보인다. 저성과자 구조조정(과감한 칼질), 핵심 인재 파격 대우(성과주의 강화), 계열사 독립 인사권 확대(속도·책임 강화) 등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한 롯데 계열사 임원은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타협을 모르는 스타일이다. 이번 승진 소식에 안도하는 임원보다 긴장하는 임원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의 전폭적 신임을 등에 업은 박 사장의 손끝에서 휘두를 '성과의 칼'이 롯데의 미래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재계와 투자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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