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세계 선박 발주 급감 속 한국 '나홀로 호황'··· 조선주, 내년 실적 반영이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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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선박 발주 급감 속 한국 '나홀로 호황'··· 조선주, 내년 실적 반영이 분기점

등록 2025.11.25 07:52

문혜진

  기자

조선업 주가 박스권 돌파 여부 주목주요 프로젝트 내년 실적 반영 기대감LNG선·특수선 중심 신규 수주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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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선박 발주가 급감하는 가운데 한국 조선업은 올해도 견조한 수주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 주가는 여전히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확보한 물량이 내년부터 실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는 만큼 주가 방향성도 내년을 기점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K-조선 Top1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3% 오른 5876.45를 기록했다. 이달 초(6735.80) 대비 약 12.8% 밀린 수준으로, 5800선 안팎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실제 업황은 지수 흐름과 온도차가 있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40% 넘게 감소했음에도 한국 조선소들은 LNG선·특수선 중심으로 수주 목표치에 근접했다. 고부가 선종 발주가 선별적으로 이뤄지는 환경 속에서 한국 조선사로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LNG 부문에서는 대형 프로젝트 재개가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북미 Plaquemines·CP2·Lake Charles 프로젝트가 총 수십 척에서 최대 100척 규모로 발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조선소가 강점을 가진 대형 LNG선 중심이라는 점에서 수주 기대가 크다는 설명이다. 중단됐던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 역시 재가동 논의가 본격화되며 30~40척 규모의 후속 발주 가능성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수선 시장에서도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해군력 확장 흐름 속에서 잠수함·구축함 등 함정 입찰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고, 미국 역시 전략선박(SCF)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다만 미국 조선소의 생산능력이 부족해 발주 일정이 지연되고 있어 일부 물량이 한국으로 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조선업은 산업 특성상 수주가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3~4년이 걸린다. 건조 기간과 매출 인식 시차 때문에 업황 개선이 단기 실적으로 곧바로 이어지기 어려워 주가 반등도 제한적인 구조다. 최근 조선주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구조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내년을 기점으로 실적 가시성이 높아지면서 기존 흐름도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올해 확보한 대규모 물량이 내년 착공되기 시작하면서 실적에 반영되고, 북미·모잠비크 프로젝트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2026~2027년 실적 전망까지 상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주가 실적으로 연결되는 구간이 본격화되면 주가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주요 프로젝트가 실제 발주로 이어지며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 첫 해가 될 것"이라며 "발주 확정과 실적 상향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점에는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주가 리레이팅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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