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위탁매매 수수료 경쟁 시대 끝···비가격 경쟁력이 새 승부처

증권 증권일반

위탁매매 수수료 경쟁 시대 끝···비가격 경쟁력이 새 승부처

등록 2025.11.20 15:38

김호겸

  기자

급증한 해외주식 거래, 수익성 개선은 미미대형사 인프라-신규사 MTS로 고객 선점개인투자자, 저렴한 수수료보다 편리한 서비스 선호

위탁매매 수수료 경쟁 시대 끝···비가격 경쟁력이 새 승부처 기사의 사진

국내 증권사의 위탁매매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가격 중심의 경쟁이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개인투자자 참여 확대와 해외증권 거래 증가로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수익성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ai 아이콘 AI한입뉴스

OpenAI의 기술을 활용해 기사를 한 입 크기로 간결하게 요약합니다.

전체 기사를 읽지 않아도 요약만으로 핵심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Quick Point!

국내 증권사 위탁매매 수수료율 지속 하락

가격 경쟁 중심의 시장 구조 한계 도달

시장 규모 성장 불구, 수익성 개선 미미

숫자 읽기

2023년 말 국내주식 수수료율 4bp, 해외증권 8bp

2017년 대비 각각 3.8bp, 17bp 하락

2023년 위탁매매시장 거래금액 1경3496조원, 수익 6조7000억원

해외증권 수수료수익 비중 2017년 3.6%→2024년 28.5%

맥락 읽기

수수료 인하에도 시장점유율 변화 제한적

대형 증권사만 수수료 인하 효과 뚜렷

중형·소형·신규 증권사는 점유율 변화 미미

비가격 경쟁력, 서비스 차별화가 경쟁의 핵심

자세히 읽기

대형 증권사, 다양한 계좌상품과 인프라로 경쟁우위

공모주 청약, 소수단위 거래 등 서비스 차별화 강점

신규 증권사, 직관적 UI·MTS로 젊은 투자자 유입 확대

신규 증권사 MTS 평점 대형사보다 높음

향후 전망

고객, 단순 저가 수수료보다 편리한 플랫폼 선호 추세

수수료 추가 인하 효과 제한적

플랫폼 품질·서비스 다양성·고객 경험 등 비가격 경쟁력 강화 필수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위탁매매 수수료율은 국내주식 4bp(0.04%포인트), 해외증권 8bp 수준으로 2017년(국내주식 7.7bp, 해외증권 27.5bp)과 비교해 각각 3.8bp, 17bp 하락했다.

2017년 이후 대부분의 증권사가 수수료 인하 또는 무료 이벤트를 잇따라 실시하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됐지만 시장점유율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수수료율 인하에도 대형·중형·신규 증권사 간 점유율 격차는 유지되거나 오히려 확대됐다.

지난해 국내 위탁매매시장 거래금액은 1경3496조원, 수익 6조7000억원에 달했다. 국내증권 거래가 여전히 전체의 90%를 차지하지만 미국주식 등을 중심으로 한 해외증권 거래 규모가 빠르게 늘며 시장 내 비중이 10%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해외증권 수수료수익 비중도 2017년 3.6%에서 2024년 28.5%로 상승했다.

그러나 가격 인하만으로는 점유율 확대에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7~2024년 약 44개 증권사 중 위탁매매 수수료율 인하가 시장점유율 증가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은 대형 증권사들에 한정됐다. 대형증권사가 수수료율을 1bp 인하할 경우 시장점유율은 국내주식 0.37%p, 해외증권 0.15%p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중형·소형·신규 증권사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대형사와 기타 증권사 간 비가격 경쟁력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계좌상품과 인프라를 보유해 상품 접근성이 높으며, 공모주 청약·소수단위 주식거래·해외주식 주간거래 등 서비스 차별화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공모주 청약의 경우 각 증권사의 유형별 고객 유입 효과가 뚜렷하게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대형 증권사는 다양한 계좌 상품을 통해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하며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신규 증권사는 낮은 수수료율을 유지하면서도 직관적인 UI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같은 거래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젊은 투자자 유입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신규 증권사의 MTS 평점은 대형·중형 증권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위탁매매시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80% 이상으로, 이제 고객은 단순히 '가장 싼 수수료'보다 '가장 편리한 플랫폼'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위탁매매 수수료율이 이미 충분히 낮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가격 인하가 시장점유율 확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증권사 간 경쟁은 플랫폼 품질뿐만 아니라 서비스 다양성, 고객 경험 등과 같은 비가격 요인으로도 옮겨갈 것"이라며 "수익성 방어를 위해서라도 증권사들은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상품 다양성과 서비스 차별화, 거래플랫폼 경쟁력 등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