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층 겨냥한 제품 다양화 추세삼성·LG, 시니어 맞춤 가전·플랫폼 본격 확대
7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가족 케어' 사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9월 25일 시니어 고객을 겨냥한 'LG 이지TV'를 국내 출시했다. LG 서비스센터에 접수된 시니어 고객의 TV 관련 문의 가운데 70% 이상이 조작의 어려움과 관련된 점에 착안해 맞춤형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이 TV에는 시니어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한 섬세한 기능들이 대거 탑재됐다. 홈 화면 전체 메뉴와 글씨를 크게 표현해 가독성을 높였고, 리모컨에는 백라이트를 적용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글자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상단에는 별도의 '헬프' 버튼을 추가해 외부 입력 전환이나 원치 않는 앱 실행 등 사용 오류가 발생하면 원상 복구할 수 있다.
TV 시청 외에도 다른 기능들까지 수행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이다. 카카오톡과 협업해 여러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LG 버디' 기능이 탑재되면서 기본 장착된 카메라로 카카오톡 계정이 연결된 가족과 영상 통화가 가능하게 됐다. 위급 상황에는 리모컨 헬프 버튼을 눌러 카카오톡으로 도움 요청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원격 제어 기능을 통해 자녀가 직접 TV 설정을 조절할 수도 있다. 여기에 영양제·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는 알림 기능까지 넣어 세심함을 더했다.
이외에도 LG는 65세 고령층을 대상으로 보조 액세서리 '컴포트 키트'도 무상보급하고 있다. 버튼을 키우고, 점자 패드와 대형 다이얼을 제공하는 등 가전을 손쉽게 사용하도록 설계된 총 13종의 액세서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부터 시니어 맞춤형 '패밀리 케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주요 기능은 ▲활동 알림 ▲복약 알림 ▲위치 기반 케어 등으로, LG전자의 이지TV와 유사하게 시니어 일상 전반을 관리해 준다.
활동 알림은 부모님의 활동 패턴을 분석해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가족 등 지정된 사람에게 알리는 기능이다. 부모님이 아침에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거나 정수기를 이용해 물을 마시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의 움직임을 하루의 첫 활동으로 인식해 알림을 전송해 준다. 일정 시간 기기 사용이 없을 경우에는 이상 징후로 판단해 자녀에 알려주기도 한다.
'위치 기반 케어'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부모의 위치를 모니터링하고, 관심 장소를 등록해 출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인덕션을 오래 켜 두었거나 외출 시 가전이 작동 중일 경우 자녀가 원격으로 끄는 것도 가능하다. 미세먼지 수치가 높으면 공기청정기를 대신 작동시키는 것도 지원한다.
두 기업의 행보는 고령층 인구 증가와 맞물려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65세 이상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0%를 차지했다. LG경영연구원에 따르면 55~69세의 소비 지출액은 25~39세의 0.9배 수준으로 15년 전(0.4배)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소비력을 갖춘 '액티브 시니어'가 가전·식품 등 생활 소비의 주도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니어 세대를 겨냥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선도하는 모습"이라며 "자녀와 부모를 동시에 공략할 수 있어 단순히 나이대에 국한되지 않고 폭넓게 확장 가능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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