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바이오 '미운오리'의 '백조' 진화···에이비엘바이오, 글로벌 무대로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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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의 '백조' 진화···에이비엘바이오, 글로벌 무대로 날다

등록 2025.11.22 07:00

서승범

  기자

연매출 7000만원·IPO 경쟁률 60대 1 '초라한 출발'글로벌 제약사 10조원대 계약·직접 투자 유치지분가치 2조2000억원 돌파, 업계 최고 부상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연매출 7000만원, IPO 경쟁률 60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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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에이비엘바이오, 연속 적자와 낮은 IPO 경쟁률로 '미운오리' 평가 받음

글로벌 제약사들과 수조원대 대형 계약 체결로 주목받는 기업으로 변신

국내 바이오기업 최초로 글로벌 제약사 직접 투자 유치

숫자 읽기

사노피와 1조2720억원, GSK와 4조원, 일라이릴리와 최대 3조807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

릴리로부터 220억원 직접 투자 유치

주가 1만5000원(공모가) → 17만8800원(2024년 6월 기준), 10배 이상 상승

이상훈 대표 지분 가치 2조2689억원

배경은

2016년 창립, 이중항체 기반 신약 개발 집중

초기 3년 연속 적자, IPO 당시 성장성 의심받음

상장 후에도 적자 지속, R&D 투자 확대가 원인

현재 상황은

8개 임상 파이프라인 개발 중, 5개는 파트너사와 협력

릴리 계약 및 투자로 올해 영업이익 흑자 전망

임상 후기 단계 파이프라인 상업화 및 이중항체 ADC 개발 본격화

향후 전망

미국 자회사 네옥 바이오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

주력 파이프라인 ABL206, ABL209 미국 임상 계획 중

후기 기술이전 및 대형 계약 중심 성장 전략 추진

숫자 읽기

연매출 7000만원, IPO 경쟁률 60대 1

2022년 사노피 1조2720억원 기술이전 계약

2023년 GSK 4조원대 메가딜

2024년 일라이릴리 최대 3조8070억원 계약 및 220억원 직접 투자

배경은

2016년 설립, 이중항체 기술 집중

초기 적자 지속, 투자자 신뢰 부족

공격적 R&D 투자와 글로벌 협력으로 성장 기반 마련

향후 전망

후기 기술이전 및 상업화 성공 여부 주목

국내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 기대

에이비엘바이오,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

한때 바이오업계에서 '미운오리'로 불리던 에이비엘바이오, 이제 증시와 바이오업계를 들썩이게 하는 '백조'가 됐다. 글로벌 제약사와 잇따른 수조원대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바이오사 최초로 직접투자까지 유치하며 단숨에 최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주력 기술은 '이중항체'다. 단순한 항체가 아니다. 두 개의 표적에 동시에 작용하도록 설계된 이중항체 기술은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의 핵심으로 꼽힌다.

2016년 이상훈 대표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한미약품에서 쌓은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설립했다. 설립 초기부터 "이중항체로 미래를 설계하는 바이오기업"이라는 목표를 세웠고 34개월 만에 23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며 단기간에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2016년 –35억원, 2017년 –96억원, 2018년 –240억원. 매년 적자가 이어지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일은 쉽지 않았다. 연구개발과 후보물질 확보에 자금을 쏟아 부은 탓에 현금 흐름은 늘 마이너스였다.

2018년 IPO를 추진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기관 투자가들의 경쟁률은 60대 1, 공모가는 희망가(1만3000~1만7000원) 중간값인 1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당시 비슷한 시기 상장한 싸이토젠(608대 1), 파멥신(764대 1)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었다.

그럼에도 연구개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2022년 484억원, 2023년 520억원, 2024년 741억원, 올 상반기만 해도 535억원을 R&D에 투자하며 미래를 준비했다. 그리고 마침내 세계가 주목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2022년 1월 프랑스 사노피와 1조272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 치료 후보물질 'ABL301' 공동개발에 나섰다.

이어 올해 4월에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4조원대 '메가딜'을 성사시켰다. '그랩바디-B' 기반 기술과 노하우를 이전하며 전임상, 임상, 제조, 상업화까지 함께 진행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그리고 11월 12일, 미국 일라이릴리와 최대 3조8070억원 규모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4000만 달러와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최대 3조7487억원 수익이 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릴리로부터 220억원 규모 직접 투자를 유치하며 국내 바이오사 최초 글로벌 제약사 직접 투자 기록까지 세웠다.

연이은 성과는 주가와 지분 가치로 이어졌다. 21일 종가 기준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17만8800원으로 공모가 1만5000원 대비 10배 이상 상승했다. 연초 종가 2만9750원과 비교해도 5배 이상 올랐다. 이상훈 대표가 보유한 지분 23.02%(1269만주) 가치는 2조2689억원.

회사의 성장 배경에는 공격적인 연구개발과 글로벌 협력이 있다.

현재 에이비엘바이오는 8개 이상의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며 이 중 5개는 글로벌 파트너사가 진행하고 3개는 자체 진행 중이다. 담도암 치료제 ABL001은 미국 파트너사 콤파스 테라퓨틱스 주도로 임상 2/3상이 진행 중이며 내년 4월 톱라인 데이터 발표가 예정돼 있다.

미국 자회사 네옥 바이오를 전초기지로 삼아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주력 파이프라인 'ABL206'과 'ABL209'는 비임상에서 경쟁 약물 대비 강력한 종양 억제 효과를 입증했다. 오는 4분기와 2026년 1분기 미국 임상 1상 신청 계획도 잡혀 있다.

이 대표는 "릴리 딜 이후 '이런 것이 폭발적인 기업 성장'이라는 것을 실감했다"며 "이제 초기 기술이전이 아닌 후기 기술이전, 더 큰 규모 계약으로 글로벌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설립 초기 적자와 낮은 IPO 경쟁률이라는 '미운오리' 시절을 견디며 연구개발과 글로벌 협력에 집중한 결과가 지금의 '백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를 국내 바이오기업이 꿈꾸던 글로벌 기술 선도 기업의 모범 사례로 평가한다. 또한 후기 기술이전과 상업화 성공 여부가 국내 바이오산업 경쟁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제 단순한 성장 가능성을 넘어 실적과 글로벌 계약으로 입증된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미운오리 시절의 그림자는 사라지고, 백조로 날아오른 에이비엘바이오의 향후 행보에 시장과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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