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공사비 리스크, 출혈 경쟁 대신 선별 지원수주 실패 리스크·브랜드 훼손 우려에 신중 경영시장 위축 예고, 단지별 사업성에 따라 희비 엇갈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실시한 2차 시공사 입찰에 삼성물산만 참여하며 입찰이 무산됐다. 당초 롯데건설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종적으로 응찰하지 않았다. 현행 도시정비법상 두 차례 입찰이 유찰되면 수의계약이 가능해 조합은 이 절차로 시공사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송파구 한양2차아파트 재건축도 비슷한 상황이다. GS건설이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으며 경쟁자로 예상됐던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찰 서류와 보증금을 제출하지 않아 입찰이 무산됐다.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지 중 하나인 성수1지구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 조합은 최근 대의원 회의를 통해 기존 입찰 조건을 유지하기로 했으나 조합원들의 요구에 따라 조건을 전면 수정해 재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과거 현장설명회에 불참했던 현대건설과 HDC현산에도 재도전 기회가 열렸지만, 설계안 및 제안서 재작성 부담 탓에 실제 입찰 참여 여부는 미지수다.
이처럼 단독입찰이 증가하는 데는 건설사들의 수주 전략 변화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상징성 확보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경쟁 입찰에 참여했지만 최근에는 ▲분양가 수준 ▲사업성 ▲공사비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별적으로 입찰에 나서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원가 상승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무리한 수주보다 수익성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하는 분위기"라며 "시장 점유율보다 내실 경영이 우선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비업계는 이런 변화가 정비사업 시장 전반의 위축 신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단독입찰이 반복되면 시공사 간 경쟁 구도가 약화되고 이는 곧 조합 측의 분양가 협상력 약화 및 조합원 기대치 하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단지나 공사비 부담이 큰 지역은 경쟁 입찰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며 "수의계약이 일반화되면 시장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에도 사업성이 낮거나 리스크가 큰 정비사업장에서는 단독입찰이나 수의계약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건설사 입장에선 막대한 수주 준비 비용과 시공사로 선정되지 못했을 경우의 브랜드 리스크 등을 고려해 철저히 '이익 중심'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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