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에 이어 두 번째 브랜드 'DRIVE' 론칭차량용 OLED 점유율 1위, 글로벌 완성차와 협력 속도수익 안정성·성장성 동시에 개선···스마트폰 비수기 보강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날(8일) 차량용 OLED 브랜드 'DRIVE'를 론칭, 공개했다.
DRIVE는 삼성디스플레이 차량용 OLED의 다섯 가지 핵심 기술 특성이 담긴 브랜드다. ▲디자인 차별화(D) ▲견고한 신뢰성(R) ▲지능형 안전 기술(I) ▲고품격 화질(V) ▲확장형 디스플레이(E)가 그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별 제품군에 독자 브랜드를 붙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폴더블 전용 브랜드 '몽플렉스'를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전장용 OLED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차별화된 OLED 기술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오토 사업을 육성하고 고객 프로모션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이 같은 행보를 삼성디스플레이의 전략적 방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흥행을 발판으로 틈새 시장이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주류 시장으로 끌어내고 있으며, 브랜드 론칭을 기술 차별화를 강조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만큼 전장용 디스플레이도 여러 번 강조했다. 한 해의 목표를 다짐하는 올해 신년사에서는 '연내 반드시 완성해야 할 핵심 기술'로 전장용 디스플레이를 꼽았으며 최근 가진 임직원 소통행사에서도 "차량용 OLED 고객과 제품 다변화 주력하자"고 주문한 바 있다.
지난달에도 "스마트폰 OLED 침투율은 약 60%지만 IT 제품과 차량은 이제 막 시작 단계"라며 "향후 IT·차량용 OLED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패널 업체 중 유일하게 이달 14일까지 진행되는 독일 뮌헨 IAA2025 전시회에도 참전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전장용 디스플레이와 함께 OLED 기반 OTS(Off the Shelf) 솔루션을 첫 공개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차량용 OLED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출하량은 2023년 60만대에서 2024년 164만대로 늘며 2년 연속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매출도 4억9200만달러로, LG디스플레이(1억8700만달러)의 네 배를 웃돌았다.
올해도 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출하량은 54만대로 전년 동기(10만대) 대비 440% 급증했으며, 점유율도 38%에서 66.7%로 확대됐다. 반면 LG디스플레이, BOE 등 경쟁사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된다.
이 같은 성과는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단일 전략'을 고수하며 시장을 선점한 결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와 BOE가 LCD 패널도 공급하는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만을 고집하고 있다. 이는 OLED가 스마트폰을 제외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침투율이 낮기 때문에 차량용 OLED가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선구안이 기조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OLED는 LCD보다 야간 시인성이 뛰어나 고급차 중심으로 도입이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플라스틱 OLED는 곡선 구현이 용이해 전기차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 강점을 지닌다.
이에 완성차 고객사들도 LCD에서 OLED 패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대차 아이오닉5의 디지털 사이드미러에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으며, BMW 미니(MINI)에 지난해부터 업계 최초 원형 OLED를 납품했다. 퀄컴과 협력을 강화한 데 이어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와 BYD와도 AMOLED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유비리서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8년형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를 비롯해 향후 CLA·SL·전기차 라인업에 48인치 필러투필러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할 계획"이라며 "차량 전면부 전체를 감싸는 일체형 구조의 이 디스플레이는 몰입감과 디자인 완성도를 모두 구현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OLED 시장의 참전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에도 속도감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용 OLED는 IT용 OLED보다 단가가 5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신뢰성 기준이 까다로워 한 번 채택되면 장기간 납품이 이어지는 구조이기에 수익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평가다.
결국 차량용 OLED 강화는 흔들린 수익 구조를 보완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 IT 수요 감소와 경쟁 심화로 주춤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963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510억원)와 비교하면 29%가량 감소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삼성디스플레이의 2025년 3분기 매출이 2024년 3분기보다 6%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산업은 계절별 수요 변동과 세트업체의 출시 주기에 따라 실적 영향이 크다. 계절적 영향을 덜 받는 특성이 있는 전장용 디스플레이는 아직 매출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지만,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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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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