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협상 타결···'철강'은 50% 관세 그대로정부, 철강 지원 움직임 분주···대응 수위 ↑업계 "고부가가치 제품 전략 강화할 전망"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국 정부는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그 결과 미국은 이달부터 부과하기로 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췄다. 앞서 무역협상을 체결한 일본과 EU(유럽연합)의 관세율과 동일한 수준이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번 협상에서 50%의 철강 관세율이 그대로 유지되면서다. 올 상반기 한국의 철강 제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5.9% 줄어드는 등 벌써부터 관세 정책에 따른 피해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업계는 이번 협상을 통해 관세 인하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지만 결국 고율 관세를 그대로 떠안게 됐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는 대책 마련에 더욱 분주해졌다. 전날 여야 국회의원 106명은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 철강 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5년 단위의 기본 계획, 매년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골자다.
올해 들어 정부는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반덤핑 판정,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 지원 등 철강 산업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다만 결과적으로 한미 협상에서 철강 품목 관세가 유지됐고 국내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위기에 놓이자 대응 수위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리려는 모습이다.
민동준 연세대학교 명예특임교수는 "한국은 2018부터 적용받았던 연간 263만톤(t) 규모의 수출 무관세 쿼터가 폐지되고 50%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결국 타 경쟁국보다 훨씬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기업 차원에선 고부가가치를 중심으로 한 '제품 품질'을 승부수로 둘 전망이다. 이번 50% 관세율은 일본·EU에도 동일 적용됐지만 일본은 미국 현지 생산사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EU는 미국과 쿼터제 도입에 합의한 만큼 관세 부담 측면에서 한국이 더 불리할 거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한국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무기로 관세 장벽을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친환경 중심의 제품 개발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에서 환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친환경 기술력이 향후 생존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 개발에 한창이며 현대제철도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를 통한 친환경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어 향후에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관세 협상이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추가 협상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세 부담 완화를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 기존에 해왔던 노력들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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