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3사, 상반기 합산 영업익 1조2000억원지난해 대비 3조원 증발···유가 하락 영향 ↑하반기 석유 초과 공급 우려, 전망 불확실해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정유 3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는 올 2분기 실적에서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의 2분기 합산 영업손실은 무려 1조원 수준이다. 상반기 합산 영업손실로는 1조2097억원을 냈다.
정유 3사의 상반기 영업이익 합산치는 작년 같은 기간(1조7306억원) 대비 3조원이나 증발했다. 이는 단순 적자전환을 넘어 정유업계 전반의 수익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에쓰오일은 올 상반기에 영업적자 3665억원을 썼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6330억원의 적자로, 정유사 가운데 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HD현대오일뱅크도 21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은 국제 유가와 환율 하락으로 재고평가 손실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정유사들의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은 개선세를 보였으나 이 외 대외 변수들이 수익성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들어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두바이유 기준 유가가 1분기 대비 하락하면서 정유사들의 실적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유 사업에서의 손실이 모회사나 그룹 수익성에 일부 악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HD현대 계열사 중에서는 HD현대로보틱스(-39억원)와 HD현대오일뱅크가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 차원의 수익 개선 효과를 일부 상쇄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적자 폭을 대폭 줄였음에도 정유 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모회사의 적자 규모는 더욱 커졌다.
이번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GS칼텍스도 영업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회사의 2분기 영업손실이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망치대로라면 GS칼텍스 역시 상반기 영업이익이 적자에 머무를 전망이다.
일부 정유사들은 드라이빙 시즌 진입, 정제마진 회복 등 실적 개선에 대한 긍정적 요인이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반등을 기대했지만, 최근 OPEC+ 증산으로 유가 하락 요인이 발생함에 따라 하반기도 불확실성이 걷어지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이달 OPEC+의 추가 증산 조치가 이뤄졌고 글로벌 석유정보기관들도 석유 초과 공급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 경우 유가가 하락할 수밖에 없어 하반기 역시 시장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제마진도 7월부터 다시 하락세로 전환돼, 현실적으로 하반기 반등의 모멘텀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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